준비된 조직력, 올림픽서 다진 경쟁력, 청소년기 유럽서 뛴 경험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축구대표팀이 12일부터 파주 NFC(국가대표축구훈련장)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홍명보 감독(45)이 8일 발표한 대표팀 명단은 기대와 논란을 함께 불렀다. 본지는 축구해설자, 전 국가대표 감독, 전 월드컵 대표선수와 지상대담을 했다.
-'홍명보 호'의 특징은.
▲장지현= 런던올림픽의 연장선이다. 홍 감독이 부임해서 월드컵을 준비한 기간이 1년 남짓이다. 준비된 선수들을 중심으로 조직력을 끌어올리려는 복안인 것 같다.
▲허정무= 주요 선수들이 청소년 대회와 올림픽, 국가대표 경기 등을 거치며 대표 팀의 틀을 유지해왔다. 미드필더가 탄탄하다.
▲유상철=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져 경쟁력이 높아졌다. 어린 나이에 큰 무대에서 뛰어본 경험은 플러스 요인이다.
-불안 요소라면.
▲한준희= 익숙한 선수들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의존도가 너무 크면 위험하다. FC바르셀로나도 리오넬 메시(27)에 의존하다 공격 루트가 막히면 답을 찾지 못한다.
▲이을용=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진 건 장점이지만 시즌을 마치고 합류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체력이 좋은 선수도 일정을 마치면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지치게 마련이다. 이 선수들의 몸 상태를 잘 점검해야 한다.
-중심선수는 누구인가.
▲김호= 곽태휘(33ㆍ알 힐랄), 정성룡(29ㆍ수원) 등 고참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장지현= 런던올림픽 때 합류하지 않았던 공격수의 활약이 필요하다. 특히 득점력을 갖춘 손흥민(22ㆍ레버쿠젠)과 돌파력이 좋은 이청용(26ㆍ볼턴)이 힘을 보태야 한다.
-박주호(27ㆍ마인츠)와 남태희(23ㆍ레퀴야)가 명단에서 제외됐다.
▲박문성= 의외다. 홍 감독도 박주호의 월드컵 출전을 의심하지 않았을 만큼 중요한 선수였다. 부상 때문이라는데 정확한 몸 상태는 코칭스태프가 파악했을 것이다.
▲이을용= 최근 독일에서 박주호의 경기를 봤다. 공격과 수비 모두 뛰어났는데 아쉽다.
▲한준희= 전문 윙어인 남태희가 아쉽다. 손흥민이나 이근호(29ㆍ상주), 김보경(25ㆍ카디프시티) 등은 공격수에 가깝다. 크로스를 올리고 측면에서 실마리를 풀어줄 선수가 마땅치 않다.
-박주영(29ㆍ왓포드)은 꼭 필요했나.
▲장지현= 홍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은 원톱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박주영이 가장 적합한 선수라고 믿기 때문에 뽑았을 것이다.
▲이을용= 대안이 마땅치 않다. 박주영은 기복이 있지만 월드컵을 경험했고, '한 방'이 있다.
-김신욱(26ㆍ울산)은?
▲박문성= 월드컵 무대에는 김신욱보다 큰 선수가 많다. 따라서 그의 높이(196㎝)에만 주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발기술도 좋은 선수고, 박주영의 후보가 아니라 원톱 경쟁자다.
-구자철(25ㆍ마인츠)을 공격수로 뽑았다.
▲장지현= 발표만 그렇게 했지 주 임무는 공격형미드필더일 것이다.
▲이을용= 독일에 가서 보니 기본기가 좋아 골을 잘 간수하고 좋은 패스를 한다.(미드필더로 활용해야 한다는 뜻)
-차두리(34ㆍ서울)의 탈락이 아쉽다.
▲이을용= 대표팀의 오른쪽 측면 수비는 늘 불안했다. 차두리도 대안으로는 약해 보인다.
▲한준희= 김창수(29ㆍ가시와 레이솔)가 뽑힌 자리다. 김창수는 다쳐서 오랫동안 쉬었는데 회복된 뒤 경기에 얼마나 자주 나갔는지 모르겠다. 계속 경기에 출전한 차두리가 낫지 않았을까.
- 주전 골키퍼는 누구인가?
▲김호= '정성룡처럼' 중심을 잡아 주어야 한다.(대담자들은 대부분 특정 선수를 꼽지 않고 '안정감이 중요하며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6강 진출 가능성은?
▲장지현= 현재로는 조 3위 수준이다. 러시아와의 첫 경기 결과가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한준희=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은 40%다.
-남은 한 달 여 동안 해야 할 일은?
▲유상철= 부상을 주의하고 경기 시점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김호= 홍 감독이 큰 대회를 많이 하면서 자신감도 얻었고 여러 가지 변수에 대한 준비도 충분히 하지 않았겠나.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와 같은 문제만 주의하면 된다. 결과를 지켜보자.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