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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어버이날에 아이들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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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슨 자격으로, 뭘 잘했다고 카네이션을 받겠나. 전국의 모든 부모들도 다 마찬가지일거다." 어제 오후 경기 안산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 과천에서 왔다는 한 어머니는 연신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17살 난 아들을 둔 다른 어머니는 "아들이 카네이션을 달아줄 때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 가슴 아파할 부모들이 생각날 것 같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여느 해 같으면 부모들이 자식들이 선물한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모처럼 즐거워야 할 날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 어른들이 아들 딸을 제대로 지켜주고 키웠는지, 거꾸로 떠올려 보는 그런 날이 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뿐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어버이들이 아이들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마음이 무거워진다.

꼭 세월호 참사 때문만도 아니다. 부모가 바쁘다는 핑계로, 성적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어버이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며 사는 경우가 너무 많다. 아이들과의 대화는 하루 채 30분밖에 되지 않는데 그나마 시험성적과 공부 얘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시험 스트레스와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10대 청소년. 그들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다. 보통 문제가 아니다.


전교조 산하 참교육연구소의 '2014 어린이 생활 실태 보고서'를 보자. 초등학교 5~6학년생들의 52.5%가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하루 30분 이하다. 아예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답도 9.2%에 달했다. 60.6%는 방과 후 2시간 이상 학원에 있다. 스트레스도 심하다(38.8%). 듣고 싶은 말은 "사랑해" "잘했어"인데 부모들은 "공부해라" "숙제했니" 라고 다그친다.


청소년도 사정은 비슷하다. 가족 간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이 30분 이내라는 고등학생이 50.8%에 이른다. 대화는 '공부 및 성적(23.4%)'과 '부모의 생각을 강요하는 내용(21.3%)'이 대부분이다.


한집에 살면서도 얼굴을 맞대고 말을 나누지 않는다면 한 가족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가족은 사회의 기초다.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가 흔들린다. 가족 공동체를 지키려는 어버이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오늘, 자식들이 달아주는 카네이션을 보며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하루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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