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2013년 북한 핵프로그램 및 능력평가'서 추정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북한이 2013년 말 현재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6~7개와 고농축 우라늄 핵탄두 5개 등 12개의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통일연구원은 8일 '2013년 북한 핵프로그램 및 능력평가'에서 북한이 영변의 5메가와트(㎿)급 원자로를 이용해 생산·추출한 플루토늄 양이 35~45㎏,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을 100㎏ 이상일 것으로 각각 추정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이 5㎿급 영변원자로를 이용해 지금까지 생산·추출한 풀루토늄 양이 최대 50㎏에 이를 수 있지만 가동률 오차를 감안해 북한이 분리한 플루토늄 양을 최대 45㎏으로 추정했다.
연구원은 북한이 1차 핵실험 당시 사용한 플루토늄 양을 2㎏이라고 밝힌 반면, 전문가들은 3~4㎏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무기 기술과 폭발력으로 추정한 2차와 3차 핵실험에서 사용한 플루토늄은 총 6~8㎏가 될 것으로 보았다.
연구원은 3차례 핵실험에서 북한이 9~12㎏의 플루토늄을 사용했다고 가정하면, 북한이 현재 보유한 분리된 플루토늄 양은 25~35㎏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관련, 연구원은 일본 도쿄신문이 북한의 무기급 플루토늄 보유량이 26㎏, 재처리되지 않은 플루토늄이 약 7㎏으로 보도했다며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감안하면 남은 양은 최소 30㎏ 이상이 된다며 추산값의 신뢰성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통일연구원은 또 제3의 비밀 시설을 제외하고도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운영만으로도 2013년 말 현재 최소 10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기존 농축시설이 100% 가동하고 영변 농축시설을 2배 정도 확장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것 등을 가정한다면 연간 40~120㎏씩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북한은 미사일 탑재용으로 플루토늄 6~8㎏을 사용한 핵무기 2~3개를 만들고 나머지로 3~4㎏의 플루토늄 핵탄두 3~4개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원은 특히 플루토늄 탄두 무게를 3~4㎏으로 할 경우 8~10개, 북한 1차 핵실험이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2㎏ 탄두를 제조한다고 할 경우 15개의 탄두를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아울러 내폭형 설계를 적용하면 고농축 우라늄 20㎏ 이하면 하나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면서 북한이 10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했다면 5개 정도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폭형 설계는 플루토늄이나 고농축 우라늄 등 핵물질 주위에 고폭장약을 설치, 일시에 핵물질을 압축해 폭발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를 대표 집필한 김동수 연구위원(현 부경대 교수)은 보고서에서 "북한이 마음만 먹는다면 핵무기 설계 기술이 낮더라도 4~5개의 핵무기를 실전배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면서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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