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한 할머니를 위로하는 장면이 연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도 이 할머니를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 등 의혹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은 29일 오전 9시께 단원구 올림픽기념관 임시분향소에서 화랑유원지로 옮긴 정부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분향소로 들어온 박 대통령은 제단 좌측에서 우측으로 걸으며 홀로 헌화하고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이때 한 할머니가 박 대통령에게 다가와 팔을 붙잡으며 말을 걸어왔다.
청와대에 따르면 당시 경호원들은 유족인지 일반 조문객인지 불명확한 이 할머니와 박 대통령의 대화를 막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은 결국 카메라에 찍혀 '유족을 위로하는 박 대통령'이라는 제목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이 할머니가 분향소에서 박 대통령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따라다녔고, 조문객으로 줄을 서 있던 영상 및 사진 등을 근거로 '연출된 것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할머니의 빨간색 매니큐어가 유족 또는 조문객 복장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소문도 확산되며 '연출설'에 무게가 더욱 실리고 있다.
실종자 가족 및 유가족들 중에는 진도 실내체육관이나 팽목항에서 이 할머니를 본 사람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및 청와대 측에 문의해도 할머니의 신원을 알 방법은 없었다.
이에 대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연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민 대변인은 "연출을 해서 득 될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지난번 대통령이 진도를 방문했을 때도 울고 있던 어린아이를 위로하는 장면이 연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으나 결국 아이 가족이 이를 부인하고 항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 대해 네티즌들은 "저 할머니는 박사모 회원이다", "공식적으로 분향소가 열리기 전에 거길 어떻게 들어갔지?", "유족이 빨간 매니큐어를 바르고 있는게 말이 되냐"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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