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완성차 브랜드로서 과거 '기아'가 주는 이미지는 젊고 역동적인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고급 대형세단 K9을 내놓으면서 이런 단편적인 이미지는 바뀌었다. '고급차도 기아가 만들면 다르다'는 이미지를 주면서 기아자동차의 고급세단 브랜드를 짧은 시간 안에 시장에 안착시켰다.
기아차는 올해 초 연식변경 모델 2014년형 K9을 내놓으면서 디자인을 바꾸고 몇가지 편의사양을 더 넣었다. 디자인은 기존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중후함, 세련미를 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차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라디에이터그릴이나 발광다이오드(LED) 포지션 램프를 더 키우고 옆면에서는 앞바퀴 위쪽의 크롬 테두리를 조정해 역동적인 스타일을 강조했다. 내부 인테리어에는 눈길이나 손이 주로 닿는 곳에 블랙하이그로시나 우드그레인, 크롬재질을 써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기존 모델도 다양한 편의사양이 적용됐지만 새 모델에는 운전자가 선호하는 편의사양을 기본으로 넣어 상품성을 높였다. 2014년형 K9은 전동식 세이프티 파워트렁크가 전 모델에 기본으로 들어갔으며 9.2인치 대형 내비게이션은 3.3ℓ급 기본모델부터 적용됐다.
아울러 횡방향 장애물 감지기능이 추가된 후측방 경보시스템, 동승석 메모리시트, 뒷좌석 팔걸이 USB충전단자도 기존 고객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장치다. 운전석 메모리시트는 위치를 비롯해 헤드업 디스플레이, 실내조명 밝기까지 저장할 수 있다. 기아차는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트림을 기존 6개에서 하나 줄인 5개로 단순화하고 기본형 모델을 5000만원 아래로 내려 고객접근성을 끌어 올렸다.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기 위해 기아차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출시 직후 고급 호텔에 고객을 초청해 고급 라이프 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는 살롱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전국 유명레스토랑에서 별도로 개발한 코스요리도 선보였다. K9을 위해 따로 제작한 스타일북의 이름을 '조용한 품격(Quiet Dignity)'이라고 짓는 등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K9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월 평균 500대 정도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경쟁차로 꼽히는 제네시스의 신형 모델이 한달여 앞서 출시된 데다 지난해 하반기 월 200대 수준까지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이다. 지난달부터 미국시장에 공식 출시되고 있는 만큼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 올려줄 모델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