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일자리센터서 구직활동…지금은 직업상담가로 출근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조미령(56·여) 씨가 일하는 곳은 마포구청 2층에 자리한 마포구 일자리센터다.
1㎡ 남짓한 사무공간이지만 컴퓨터 하나 놓고 1500명의 구직자와 110개의 구인업체를 관리하며 하루 평균 20~30명의 방문상담을 해준다. 상담을 해주는 와중에도 전화벨소리는 끊이질 않는다.
그는 마포구일자리센터 직업상담사로서 구인·구직 상담, 접수, 취업알선, 취업처리 및 취업자 사후관리, 일자리 센터 홈페이지 관리, 채용게시판 관리, 고용 통계 관리, 일구데이, 취업박람회시 구인업체 발굴, 구직자 문자발송, 구직·구인등록, 취업처리 등을 한다.
그는 “눈이 좋지 않은데 하루 종일 컴퓨터를 봐야하는 일이라 퇴근길에는 눈을 감고 가야한다”고 말하는 등 푸념 섞인 말을 하고 있지만 목소리는 일하는 기쁨으로 명랑했다.
50을 훌쩍 넘긴 조 씨는 몇 년 전만해도 일자리센터 창구 밖의 구직자였다. 지난 2009년 갑작스레 가정적 위기가 닥치면서 취업전선에 뛰어들게 됐지만 전업주부였던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영업일을 하던 중 지인에게 직업상담사가 유망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험공부를 시작해 1년 만에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나이에 심리상담, 노동법 등 쉽지 않은 수험과목은 큰 부담이었다.
조씨는 “수험생 시절, 암기를 위해 갈아치운 볼펜이 50개”라며 “다시 공부하라면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10년 어렵게 딴 자격증을 밑천삼아 마포구 일자리센터를 찾은 조 씨는 서부고용센터에서 기간제로 직업상담사 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또 2년 뒤인 2012년에는 자신이 일자리를 알선 받았던 마포구 일자리센터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해 3월에는 마포구 직업상담사 채용시험에 응시, 당당히 합격함으로써 계약직 공무원이 됐다.
근무성적이 좋을 경우 5년 간 근무가 가능해 앞으로 60세까지는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합격통보를 받은 날, 잠이 오질 않았다. 85세 어머니가 제 앞날을 걱정하고 있던 터였다. 정말 꿈만 같았다. 나처럼 취업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보탬이 되는 직업상담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고 말했다.
지난 17일 그는 마포구청에서 마포구 일자리센터에 등록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
젊지 않은 나이에 취업의 문을 뚫은 그녀의 노하우는 구직자들의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특히 40~50대 취업희망자들에게 이런 말을 들려줬다.
그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 대부분 어려운 상황을 감추려고 하는데, 오히려 드러내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얼마나 굳은 의지와 성실한 자세로 단점을 딛고 일어났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자신처럼 나이가 많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취업됐을 때 직업상담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조씨. “일자리가 절실하다구요? 일자리는 항상 있습니다. 직종 가리지 말고, 조건 따지지 말고 부딪혀 보세요”라고....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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