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 수요회복지체…'사망보험' 고성장 가능성도 낮아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생명보험산업의 성장을 이끌어 왔던 일반 저축성보험 수요회복이 지체되고 있다. 변액보험 또한 주가지수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면서 수요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보험연구원의 '생명보험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3회계연도(2013년 4월~12월 실적)의 수입보험료 감소는 일반저축성보험에서 발생한 기저효과 등 일시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 가운데 보장성보험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는 등 종목 간에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생존보험, 생사혼합보험 등 일반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는 기저효과가 나타난 이후 수요회복이 지체되고 있는 모습이다. 일반저축성보험의 부진과 함께 주식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액저축성보험도 주식시장의 정체 속에서 수입보험료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사망보험의 경우 보험회사들의 적극적인 신상품 출시로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생명보험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에도 장기적으로 생명보험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만한 종목이 부각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생명보험회사의 수익성 유지에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2013회계연도 생명보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5.4% 감소한 약 2조1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생보사의 수익성은 2011회계연도 이후 악화되고 있다. 생명보험 종목별 수입보험료 증가율은 개인보험 중 사망보험과 단체보험만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생존보험, 생사혼합보험은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고 변액보험 또한 소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종신보험, 질병보험 등을 포함하는 사망보험 수입보험료는 저축성보험 쏠림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보험회사들의 신상품 출시 노력이 계속되면서 암보험 등 질병보험을 중심으로 3.8%의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변액보험의 경우 주식시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0.9% 감소하면서 2012회계연도에 이어 소폭의 감소세를 이어간 반면 단체보험 수입보험료는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27.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사망보험은 2012회계연도 7.4% 증가(농협생명 포함)하면서 3년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2013회계연도에도 3.8%의 성장을 지속했다. 김세중 연구위원은 "최근 생보사들은 과거 손해율 악화로 판매를 중단하기까지 했던 암보험, 질병보험 신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며 "건강리스크에 대한 관심 확대와 맞물리면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고성장 가능성은 낮아 보이며 신규시장인 고령시장의 경우 경험 데이터 부족과 높은 위험률 등으로 시장 확대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생보사의 수익성에 부채적정성평가(LAT) 개선,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고령화 심화라는 인구구조 변화에도 직면해 있으며 보험상품의 주 소비층인 30~40대 인구 감소와 고령층 증가에 따른 리스크 증가도 성장성과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가운데 생보산업의 성장을 주도할 만한 종목이 부각되지 않는 점은 성장성과 수익성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조사됐다.
김세중 연구위원은 "생보사들은 성장성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힘쓰고 소비자 신뢰 제고를 통한 보험수요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보다 이해하기 쉬운 단순한 상품을 개발해야 하고 보험상품에 대한 비교와 이해가 용이하도록 비교공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셜미디어의 확산, 스마트폰ㆍ태블릿PC 활용 증가에 따른 모바일화, 대량의 데이터 집적과 활용 등 정보통신기술 변화를 상품개발, 언더라이팅, 마케팅 등 생보상품 판매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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