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개국 성공적 순차 출시…갤S4 대비 두 배 판매량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삼성 갤럭시S5의 이른 '텐밀리언셀러' 달성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관건은 '언제'냐다. 유럽과 중동 등 주요 이통사들의 출시 첫날 갤럭시S5 판매량은 전작인 갤럭시S4를 두배 이상을 앞질렀다. 이 추세라면 텐밀리언셀러 달성은 갤럭시S4의 '한 달'보다 빠른 25여일로 점쳐진다. 삼성의 기존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은 125개국 동시 출시, 전작보다 10만원 가량 낮은 85만원대 출고가, 심박동센서·지문인식 등 진화한 기능이 흥행 비결로 꼽힌다. 갤럭시S5 초반 돌풍의 시작은 글로벌 동시 출시일인 지난 11일, 공식 출시 시간인 오전 11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니치 표준시 순서대로 전 세계 125개국에서는 갤럭시S5의 푸른 물결이 일렁였다.
◆뉴질랜드(한국시간 11일 오전 8시)= 동시 출시 125개국 가운데 11일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른 뉴질랜드의 소비자들이 갤럭시S5를 가장 빨리 만났다. 전날 늦은 시간까지 갤럭시S5 광고물을 준비한 500여개 매장은 들뜬 분위기에서 구매자들을 맞았다. 일부 매장에서는 긴 줄을 연출하는 등 개장 30분 만에 300대 이상 팔리며 좋은 출발을 시작했다. 세계 첫 출시를 축하하는 '금'도 등장했다. 뉴질랜드 1위 이통사인 뉴질랜드 보다폰은 출시일부터 한 달간 갤럭시S5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10만달러 상당의 금 당첨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 베트남·인도 등 아시아권(오후 1시~2시30분)= 삼성 스마트폰 생산법인이 위치한 베트남의 갤럭시S5 인기는 뜨거웠다. 베트남 소비자들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갤럭시노트3 대비 3배 이상 많은 예약 가입으로 화답했다. 출시 첫날 판매 실적은 전작인 갤럭시S4 대비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베트남 출시로부터 1시간30분 뒤 인도에서도 출시가 이뤄졌다. 인도의 유명 여배우 리사 헤이든은 구매 대기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펼쳐 화제를 낳기도 했다. 생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고객 안전을 위해 출입을 통제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사우디아라비아(오후 5시)= 사우디아라비아는 9일 출시 행사를 갖고 11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출시 행사에는 100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몰렸다. 아랍에미리트 등 인근 국가들의 선주문량도 갤럭시S4 대비 2배를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S5의 방진 기능과 배터리 절전 기능 등 현지 환경에 특화된 기능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초반 돌풍이 지속될 것이라고 삼성전자 측은 기대했다.
◆유럽(오후 5시~7시)= 프랑스 파리 마들렌에 위치한 삼성스토어는 공식 출시 시간보다 이른 오전 8시 개장 직후 한 시간 만에 200대가 판매됐다. 준비된 수량 800대도 이내 매진됐다. 파리 근교에 위치한 벨리지 삼성스토어에서 개장 3시간 전부터 기다리다가 갤럭시S5와 기어 핏을 각각 2대씩 구매한 첫 구매자 버질 씨는 "평소에 삼성 제품에 관심이 많았고, 지난 번 갤럭시노트3 사용 후 만족도가 높아 재구매하게 됐다"며 "카메라와 방수, 방진 기능이 기대되며 아내 것까지 구매했다"고 말했다.
영국도 출시 첫날 판매량이 갤럭시S4 대비 2배를 넘어섰다.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체코 등 다른 지역에서도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고객들의 구매 행렬이 이어졌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T모바일스토어에는 새벽 3시부터 700명의 소비자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오스트리아에서는 갤럭시S4보다 1.2배가 많은 선주문이 이뤄졌다. 스페인에서는 유명 축구선수 카시야스를 초청한 이벤트를 실시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북유럽의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에서도 갤럭시S5의 인기는 뜨거웠다. 북유럽의 기후를 고려한 방수 기능, 대화면과 뛰어난 화질이 현지 미디어와 고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미국(12일 자정)= 버라이즌, AT&T, T모바일, 스프린트, US셀룰러 등 5개 주요 통신사업자가 동시에 판매를 시작했다. 버라이즌은 각 매장에 단말기 전용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정보전달 시스템)를 설치해 눈길을 끌었고, AT&T는 1200여개 체험존을 마련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T모바일·스프린트 등도 전용 액세서리 공간을 마련하는 등 출시 분위기를 달궜다.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갤럭시S5의 주요 구매 요인으로 카메라 성능, 방수·방진 기능, 선명한 디스플레이 등을 꼽았다. 미국의 첫날 판매량은 전작 대비 1.3배를 기록했다.
◆ 멕시코(12일 오전 1시)= 삼성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38% 수준으로 높은 중남미 지역의 출시 첫날 분위기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수도 멕시코시티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주요 매장 앞 구매 대기자 행렬이 이어졌다. 몇 시간씩 줄지어 대기하다가 문을 열리자마자 환호성을 지르며 뛰어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판매 시작 몇 시간 만에 1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국내에서도 순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조기 출시된 국내에서도 이통사들의 영업정지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1만대 가량 개통되며 선방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판매가 시작된 후 11일까지 국내 갤럭시S5의 누적 판매량은 12만대에 이른다. 개통 영업일수 기준으로 하루 평균 1만대 가량 판매된 것이다.
전작인 갤럭시S4의 출시 초기 하루 평균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기간 갤럭시S5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8%로 전작들보다 오히려 높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4는 3대 사업자가 함께 판매했고 이통사 영업정지도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갤럭시S5의 초반 상승세가 예상외로 가파르다"고 평가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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