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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불편한 진실'에 이은 앨 고어의 두 번째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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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디지털 혁명, 생명공학 발달 등 6가지 문제 제시

[Book]'불편한 진실'에 이은 앨 고어의 두 번째 경고 앨 고어, 우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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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앨 고어의 이력은 독특하다. 빌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제45대 부통령을 지낸 앨 고어는 아마 역대 미 부통령 출신 중에서 가장 존재감이 두드러진 인물일 것이다. 그는 2000년 미 대선 당시 조지 W. 부 시와 접전을 펼친 끝에 실제 득표수에서는 승리했지만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이후 환경론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 2007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그가 만든 다큐 '불편한 진실'은 2009년 그래미상 해설 부문을, 2010년 오스카상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했다. 노벨상, 그래미상, 오스카상을 받은 전세계 유일한 인물이 바로 엘 고어다.


신간 '앨 고어, 우리의 미래'는 그가 2013년 출판한 '더 퓨처스(The Futures)'를 번역한 책이다. 2007년 노벨위원회는 앨 고어를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인류가 초래한 기후 변화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널리 알림으로써 이에 대한 대책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노력했다"고 밝혔는데, 이 책은 그 선정이유에 부합하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앨 고어는 우리가 운명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고 긍정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6가지 문제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호 깊이 연결돼 경계가 사라진 글로벌 경제 ▲전 지구적 디지털 혁명 ▲세계 권력의 중심축 이동 ▲지속 불가능해진 성장의 부작용 ▲생명공학의 혁명적 발달 ▲인간과 생태계의 관계 변화 등이 그것이다.

우선 촘촘하게 연결된 글로벌 경제의 모습을 앨 고어는 '지구주식회사'라고 정의했다. 특히 개발도상국이나 신흥 경제국의 노동력을 이용하는 '아웃소싱'과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화된 공정, 컴퓨터 프로그램, 인공지능 등이 대체하는 '로보소싱'은 '지구주식회사'의 출현을 가속화시킨 원동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고, '하나의 덩어리'가 된 글로벌 경제 는 새로운 수준의 유동성과 전염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앨 고어는 결과적으로 자본의 논리에 잠식당한 채 기술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치하면서 지구주식회사는 곧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지구주식회사는 글로벌 경제의 중심축도 바꾸어 놓았다. "산업혁명을 통해 서방 유럽과 미국이 글로벌 경제를 지배하게 됐다면, 지구주식회사의 출현은 경제적 힘을 서양에서 동양으로 옮겨놓고 있으며, 그 힘은 전 세계에 걸쳐 새롭게 성장하고 부상하고 있는 여러 경제권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앨 고어는 미국을 추월하며 글로벌 경제의 무게중심이 되고 있는 나라로 '중국'을 꼽았다. 하지만 언론 자유의 부재, 베이징에 집중돼있는 독재적 권력, 정치 및 경제 시스템 전반에 걸친 부패, 환경오염 등으로 중국이 최근의 성장률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보인다.

재임 당시 '정보 고속도로'라는 용어를 유행시킬 정도로 인터넷 발전에 큰 관심을 보였던 앨 고어가 정부의 '빅데이터' 사용과 인터넷 감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점도 흥미롭다. 인터넷이 제공하는 '무제한의 지식과 세속적인 즐거움'을 얻는 대가로 우리는 일종의 '사이버 파우스트적인 거래'를 맺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9.11사건 이후 미국 정부는 오히려 손쉽게 개인들의 정보를 수십하고, 이들을 감시할 수 있는 명분까지 얻게 됐다. 이에 따라 정보의 통제, 인간성의 획일화, 프라이버시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그는 경고한다.


이 같은 문제제기와 더불어 앨 고어는 "앞으로 우리의 여정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인류가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 선택하는가에 달려있다"며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 가장 인간다운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지속불가능한 자본주의와 궤도를 이탈한 민주주의 등에 대한 대안책으로 '세계 지성의 회복'을 꼽았다. 그는 1800여년 전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안토니누스의 말을 인용해 책을 마무리한다. "절대로 미래가 당신을 불안하게 만들지 못하게 하라. 만일 미래와 맞닥뜨려야 한다면 당신이 지금 현재와 대항하기 위해 무장한 이성의 무기를 그대로 사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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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총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그래프나 도표, 그림 등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이 책은 이론적 논의에 충실했다. 그가 제시한 미국 정치 시스템이 세계 지성의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는 전제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 질 수 있다. 하지만 통제력을 상실한 현재의 미국 정치 시스템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고 있다. 앨 고어는 일각에서 '다시 정치에 도전하고 싶은 미련이 있냐'는 질문에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되고 있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현재 정치 중독에서 회복 중입니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재발 가능성이 줄어들어 이제는 그 유혹에 굴복하지 않을 거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앨 고어, 우리의 미래 / 앨 고어 지음 / 김주현 옮김/ 청림출판 / 1만9800 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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