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단순히 값비싼 기기를 잃어버린 것 그 이상의 불안감이 몰려온다. 스마트폰에 담긴 대량의 사생활 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을 떨치기 어렵다. 개인 사진부터 금융 정보까지 스마트폰에 담긴 각종 데이터는 또 다른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기 위한 기술인 '스마트폰 킬 스위치'가 11일 공식 출시되는 갤럭시S5에 탑재된다. LG전자는 2014년 3분기 출시 모델부터, 팬택은 지난해 2월 베가 No.6 모델부터 킬스위치 기능(V프로텍션)을 제공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급증하고 있는 스마트폰 분실·도난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국내 제조사의 모든 신규 스마트폰에 킬스위치를 탑재한다고 10일 밝혔다.
킬스위치는 제조사가 단말기 제조단계에서 도난방지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분실·도난 시 원격 제어 또는 사용자 설정을 통해 아예 쓸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기능이다. 이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은 잃어버렸거나 도난당했을 경우에 타인이 재사용을 할 수 없다.
지금까지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 분실·도난 시 원격 잠금·데이터 삭제 등이 가능해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잠금(Lock)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단말기 초기화 시 앱도 삭제돼 해외 밀반출 등을 통한 타인의 재사용 방지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미래부는 이러한 잠금 앱 서비스의 한계와 도난·밀반출 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국내 제조사(삼성·LG)와 협의해 올해 상반기까지 신규 스마트폰에 킬스위치 기능을 탑재하기로 한 바 있으며, 삼성전자는 시험테스트를 거쳐 이번에 갤럭시S5에 킬스위치 기능을 탑재·출시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분실·도난 단말기를 다른 사람이 재사용(초기화)할 수 없도록 '초기화 후 재사용 잠금' 기능으로 킬스위치를 구현했다. '내 디바이스 찾기(http://findmymobile.samsung.com)'를 통해서는 모바일 잠금, 데이터 삭제하기, 위치 찾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주한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국내 제조사의 신규 스마트폰에 도난방지기술인 킬스위치가 탑재됨으로써 고가 스마트폰의 분실?도난으로 인한 이용자 피해가 상당부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용자 스스로도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경우 반드시 킬스위치 기능을 사전에 설정해 분실·도난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동통신 3사의 휴대폰 분실 건수는 2012년 94만건에서 지난해 123만건으로 증가했으며 휴대폰 절도 건수도 2011년 1만376건에서 2012년 3만1075건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휴대폰 해외 밀반출 건수는 3059건이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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