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5'의 글로벌 출시일을 하루 앞둔 10일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관련 부서는 국가별 출시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시장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갤럭시S5는 시차를 고려할 때 뉴질랜드·호주 등을 시작으로 11일부터 순차적으로 150개국에 출시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출시 직전 준비를 마쳤다"며 "공개 이후 반응과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버라이즌, AT&T 등 미국 주요 통신사업자들도 11일 출시와 함께 갤럭시S5의 체험 행사 매장 수를 확대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베스트바이 등 유통업체들도 판매 준비를 마쳤다. 출시가 임박해오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는 세계 각국의 소매업체들이 지점의 준비 상황을 전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외신 및 블로그에서도 호평과 혹평이 섞인 사용후기가 쏟아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1년 장사를 책임질 전략폰 갤럭시S5의 흥행 여부는 한 달 안에 판가름 날 것으로 봤다. 1000만대 판매 돌파 시기를 통해 출시 초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어서다. 지난 2010년 5월 출시된 갤럭시S는 7개월 후인 그해 12월 1000만대 달성을 돌파했다. 갤럭시S2는 5개월, 갤럭시S3는 50일 수준으로 1000만대 판매시기를 앞당겼다. 전작인 갤럭시S4는 한 달 만에 10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갤럭시S5가 한 달 이내에 1000만대 판매를 달성하게 되면, 하드웨어 혁신 부재 등으로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을 씻고 '쾌조의 스타트'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갤럭시S5에 대한 호평이 이 같은 기대를 뒷받침한다. USA투데이는 "갤럭시S5는 심장(heart)을 가진 전화"라며 '깜짝' 기능 대신 기본 기능에 충실한 콘셉트에 대해 호평했다. 건강관리, 운동 등 기능과 삼성 기어 등 웨어러블(착용가능한) 기기와의 연계 기능에서도 경쟁사들을 앞서고 있다고 봤다. 심박센서와 방수 기능, 지문인식기능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컨슈머리포트 역시 갤럭시S5가 1600만 화소 카메라, 고효율 배터리, 선명한 화면 등을 갖춘 '최고의 갤럭시 스마트폰'이라고 극찬했다. 씨넷도 갤럭시S5에 디자인·성능·기능 등 부문에서 고르게 10점 만점에 9점을 부여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5의 올해 2분기 출하량을 1800만대 전후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연간 출하량은 4500만대 전후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혹평도 만만치 않다. 전작의 개선에 불과해 굳이 현재 사용하는 폰을 바꿀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 월스트리트저널은 갤럭시S5에 대해 "수영은 할 수 있지만 파도를 만들지는 못한다"며 "아무리 좋게 봐도 (기존 제품의) 개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심박 수 측정 기능의 인식률이 좋지 않다는 점과 빛이 적은 곳에서 카메라가 좋은 사진을 찍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자사 IT전문 블로그를 통해 "좋은 스마트폰이지만 현재의 스마트폰 계약을 해지하고 살 만한 가치는 없다"고 혹평했다.
'맞수' 애플의 신작 아이폰6가 출격하기 전까지 성적표도 관건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아이폰6와 경쟁하게 된다"며 "2분기 갤럭시S5의 출시 이후 시장 연착륙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의 성공적 안착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삼성 기어2·삼성 기어2 네오·삼성 기어 핏의 판매 성적도 관심사다. 상반기 승부를 내지 못하면 오는 6월 이후 구글의 웨어러블용 운영체제(OS)로 무장한 LG G워치, 모토로라 모토 360을 비롯해 하반기 애플 아이워치까지 출격하며 본격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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