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최근 골프장들의 경영난이 심각하다. 적자 기업이 속출하고, 회원권 가격도 최고점 대비 60% 이상 폭락하는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실례로 경기 포천의 '가산 노블리제'CC는 2011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회원권 전액 출자전환 후 퍼블릭으로 재개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경영에 실패, 회원권 전액 가치가 상실됐다. 2012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던 경기 안성의 '클럽Q안성'의 경우도 지난해 인수합병에 의한 회생이 가결돼 회원권 가치 17%만 변제가 이뤄졌다.
원인은 적자 운영, 입회비 반환 요구, 회원권 분양 저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실패 및 중단 등으로 꼽힌다. 이같은 부실 골프장의 등장에 발맞춰 위탁경영이라는 새로운 기법이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골프장 위탁경영 전문기업이 첫 영업을 시작해 눈길을 끈다. 바로 '더 퍼블릭 골프'다. '더 퍼블릭 골프'는 위탁경영 뿐만 아니라 골프장 경영 컨설팅 및 경영 진단 등 종합 경영컨설팅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골프장 수는 2013년 1월1일 기준 총 545개(회원제 269개, 비회원제 276개)이며 이 가운데 운영중인 골프장은 총 437개(회원제 227개, 비회원제 210개)다. 따라서 108개가 자금 조달 및 경영 위기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준희 더 퍼블릭골프 대표(사진)는 "우리나라 골프장은 과도한 조성비, 고급한 운영방식, 인력 소모적인 경영으로 비용 지출이 높다"며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전문적인 경영기법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요즘 골프장은 땅짚고 헤엄치기식 경영이 안 통한다. 회원제 골프장의 상당수가 경영 적자 상태다. 아주 골치 아프고 팔기도 어려운 처지다. 이는 경영기법의 문제다. 골프장 운영의 혁신이절실하다. 전문적인 경영 노하우를 발휘할 인력도 새롭게 육성할 필요가 있다."
더 퍼블릭골프는 올해초 전북 고창컨트리클럽을 국내 1호 위탁경영을 시작한데 이어 이달 초 전남 해남의 오시아노골프장에 대한 위탁경영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삼성에버랜드 골프장 설계팀에 근무하다 미국 유학을 실시, 캔자스 대학 및 플로리다대학교에서 각각 코스관리학 석·박사를 받았다. 이후 미국의 골프장 전문위탁경영업체인 'IGM' 플로리다지부 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당시 20여개의 골프장을 위탁경영하는 매니저로 활동하며 경력을 쌓은 뒤 남양주 해비치CC, 순천 파인힐스, 함평다이너스티 대표로 활동했다.
이 대표는 골프장 CEO 재직 당시 국내 최초로 그린피 차등제 등을 실시, 경영에 새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이 대표는 "최근 적자 골프장이 크게 늘었다"며 "개별 골프장에 맞는 경비절감 방식을 도입, 시장에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이 더욱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 퍼블릭골프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골프장 경영컨설팅, 골프장 위탁경영, 골프장 M&A 관련 업무다. 이 중 골프장 인수합병과 관련해서는 단기간내 재무구조를 개선, 위탁골프장 가치를 높인 다음 이를 바탕으로 매도 및 매수 자문을 실시한다. 책임위탁경영의 경우 임대 방식 또는 매출분배 방식 등을 통해 경영 혁식을 추구한다. 부분적으로 코스관리 및 마케팅대행 등 부분위탁도 담당한다.
오는 5월부터 개장하는 오시아노골프장의 경우 캐디와 카트를 선택제로 운영하며, 요일별 차등요금제를 실시하고, 인력을 크게 줄여 수도권의 20∼30% 그린피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위탁경영을 실시할 경우 비용 절감과 경영 혁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골프 대중을 위해서는 가격이 더 내려야 하며 경영 선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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