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12가지 긍정 이야기'= 디자인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 앤디한(한승민)이 이번엔 12지신상을 내놓았다. 이미 부채, 장고, 북, 태극, 꽃과 같은 한국 전통문양을 다채롭게 변용시켜 독특한 조형언어를 만들어낸 그가 열두 가지 동물그림 안에서 자신이 일궈낸 작품세계를 재결합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화사하면서도 동양적 패턴이 곳곳에 묻어나 있는 동물들은 생명을 담은 긍정의 에너지를 분출한다. 열두 띠를 그림과 연결해 살펴보는 재미도 느껴볼 수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재구성한 정형과 비정형 결합형패턴으로, 연결 가능한 형태를 찾아 진화하는 작업을 통해 '긍정적인 움직임(Positive Movements)'라는 주제로 환희에 찬 생명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4월2~8일. 서울 인사동. AP갤러리.
'우주를 가득 채운 코끼리'= 백남준이 그의 예술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존 케이지, 머스 커닝햄과 벌였던 퍼포먼스 사진들, 1942년 흑백영화 '카사블랑카'의 주인공들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용해 컬러작품으로 해석한 스틸 이미지를 선보이는 전시가 열린다. 오선지가 아닌 글로 적은 플럭서스 악보, 인간적인 유머와 위트가 가득한 백남준의 드로잉, 그 시절 지인에게 보냈던 엽서에서부터 예술간 경계를 허문 백남준과 뜻을 같이 했던 전위 음악가 존 케이지, 현대 무용가 머스 커닝햄 등 이들 간의 소통과 메시지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갤러리 관계자는 "표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매체에 대한 탐구에 열정적이었던 그의 작품을 통해 그 시절 퍼포먼스와 메시지를 보고 읽으면,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더욱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월 1일~5월 8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갤러리 두인.
'끝없는 변화의 한순간'= "나에게 바다는 늘 같으면서도 단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었고…나를 사색의 심연으로 인도하였다"(박정표), "삶에 대한 정체감, 이로부터 파생되는 감정적 충돌을 드러내고자 했다…타인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서 각자의 정체된 삶을 어느 정도는 받아들이고 동시에 스스로의 한계와 정체를 벗어날 수 있는 마음상태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랐다"(박희자). 사진작가 박정표, 박희자의 2인전이 열리고 있다. 두 작가의 사진작품은 시간이나 공간의 포착이 아닌 정신적, 감정적 순간의 포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박정표는 거대한 공간이지만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바다’의 풍경을 사유하고 이를 표현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박희자는 권태를 겪는 여성들의 모습을 담아 대상의 내면이 새로운 방향성을 향해 나아가는 순간을 포착한다. 4월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앤드앤갤러리.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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