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상승 전망에 발행량 증가 추세
신흥국 불안으로 안전자산 수요 폭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올해 1·4분기 글로벌 은행들의 채권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의 기록적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미국 은행들이 발행한 채권 규모는 143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5% 가까이 늘었다. 이는 역대 최대다.
유럽 은행들의 채권 발행 규모는 1580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 규모 1090억달러에 비해 45% 급증했다.
전체적으로 올해 들어 은행들이 발행한 채권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8% 증가한 3500억달러에 이른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향후 금리가 오를 것에 대비해 은행들이 미리 자금 확보에 나섰고 투자자들도 자본건전성이 높아진 은행 채권을 적극 매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초 불거진 신흥시장 불안은 되레 미국과 유럽 등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 신흥시장 불안 탓에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도 불구하고 금리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바클레이스 채권 지수에 따르면 은행들이 발행한 달러 표시 채권의 평균 금리는 2.8%로 정부 채권보다 불과 1.35%포인트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때문에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 예상됐지만 신흥시장 불안 덕분에 되레 미국과 유럽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은 줄어든 셈이다.
유럽의 경우 포르투갈·스페인 등 소위 유로존 문제 국가 은행의 채권 발행 규모가 40%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자산 규모 기준 그리스 최대 은행인 피레우스 은행이 그리스 은행 중에서는 5년 만에 처음으로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피레우스 은행은 5억유로 규모 선순위 무담보 채권을 발행했는데 무려 30억달러가 넘는 투자금이 몰렸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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