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 올해들어 50% 급등, IT버블 이후 최고 호황…일각에서는 거품 붕괴 우려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바이오기업들의 상승세가 눈부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뉴욕 증시에서 바이오주가 '꿈의 주식'이 되고 있다며 다만 버블 붕괴 우려도 나오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들어 바이오 기업들의 몸값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36곳의 바이오 기업들을 추종하는 나스닥 바이오텍 지수(NBI)는 올해 들어서 지금까지 50%나 급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상승폭을 두 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기업별로 적게는 수십 퍼센트에서 많게는 수백 퍼센트까지 주가가 뛰었다. 농업부문 신기술을 연구하는 업체 아카디아 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들어 383%나 폭등했고 제약업체 셀덱스와 에제리온, 백신개발업체 클로비스도 200% 넘게 급등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22곳의 바이오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17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2011년과 2012년을 통틀어 바이오 기업들이 끌어들인 전체 자금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상장 첫날에만 평균 18% 뛰었다. 첫날 주가 상승이 43%를 기록한 기업들도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 바이오주가 1990년대 말 'IT 버블' 이후 최고 호황을 누리는 주인공이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바이오 기업들이 승승장구 하고 있는 것은 최근 들어 의료와 제약, 첨단기술,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바이오 기술의 사용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이 분야의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바이오주의 상승세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버블이 붕괴할 경우 바이오주가 지금까지의 급등세를 넘어서며 급락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바이오 산업은 정부 정책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 또한 대형주와 소형주 사이의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는 만큼 투자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안정청(FDA)이 제약사 아리아드의 백혈병 치료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자 이 회사의 주가가 하루만에 33% 넘게 폭락하는 일도 있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레이첼 맥민 애널리스트는 "바이오주에 투자할 때는 펀더멘털에 주목해야한다"며 "기업들의 실적 달성 여부 등 세부내용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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