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설만 나오면 주가 '껑충'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기업 인수합병(M&A) 소식만 나오면 주가가 급등한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M&A 소식이 불거진 기업들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시장가치 10억달러(약 1조700억원) 이상의 기업들 가운데 지난해 다른 회사 인수설이 나온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인수설 발표 첫날에만 평균 4% 뛰었다.
1996~2011년의 경우 M&A 소식으로 주가가 뛰었어도 이후 조정국면을 거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최근 인수설이 확인된 뒤에도 해당 기업 주가는 꾸준히 상승했다.
일간 USA투데이의 모회사인 가넷이 지난해 6월 중순 TV 업체 벨로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하자 하루만에 주가가 26% 급등했다. 이후 지금까지 가넷의 주가는 10% 더 뛰었다.
기업이 인수 사실을 확인하기 전 관련 보도나 루머가 나와도 주가 상승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후반 파이낸셜타임스가 미 기계 제조업체 텍스트론이 중소형 항공기 메이커 비치크래프트를 인수한다고 보도하자 텍스트론 주가는 하루만에 24% 급등했다. 이로써 텍스트론의 시장가치는 단숨에 14억달러를 넘어섰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네덜란드 소재 엔진수리 업체 에어캡이 미 보험사 AIG의 자회사인 ILFC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자마자 에어캡 주가는 33% 급등했다.
인수설이 기업의 주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투자자들이 M&A가 장기적으로 기업 성장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단기 실적보다 성장 잠재력을 더 중시하는 투자 패턴의 변화도 이에 영향을 미쳤다.
행동주의투자자들의 활약이 늘면서 M&A가 이들의 주요 투자 전략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은 영향도 있다. 주주 행동주의자들은 M&A에 적극 관여하면서 이로써 기업 가치를 올리려 든다.
미국 소재 로펌 크라바스의 스콧 바르샤이 변호사는 "투자자들이 M&A에 따른 기업의 견실한 성장을 기대한다"면서 "기업들 역시 적극적인 M&A로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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