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이윤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규제개혁 끝장토론'을 통해 고강도 규제개혁 드라이브를 걸자 당·정·청이 규제개혁을 위한 총력체제에 돌입했다.
당·정·청은 21일 낮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규제혁파' 등을 주제로 실무급 회동을 가진다. 당에서는 유일호 정책위 수석부의장과 안종범 정책위 부의장, 청와대에서는 유민봉 국정기획수석과 조원동 경제수석, 정부에서는 김동연 총리실 국무조정실장 등이 각각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에서 정부는 규제시스템 전면 개편 방안과 토론의 후속 조치 계획을 설명하고 새누리당은 '손톱 밑 가시뽑기 특위'에 이어 당내에 규제개혁특위를 구성해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당·정·청은 '규제영향 타당성 제도'를 비롯해 과도한 규제 입법을 억제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부처도 바빠졌다. 규제개혁의 컨트롤타워인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을 비롯해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각 부처도 이날 내부회의를 갖고 끝장토론에서 나온 박 대통령의 지시와 민간의 규제개선 요구에 대한 후속 조치 마련에 들어갔다.
규제개혁의 실무와 부처평가를 맡고 있는 국무조정실은 전날 발표한 규제시스템 개편방안에서 각부처와 공무원 평가에서 규제개혁 배점을 높이는 방안에 착수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공식일정으로 관계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규제개혁을 포함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실천을 위한 의견을 듣는다.
관가는 특히 박 대통령이 TV로 생중계되는 회의 석상에서 장관을 질책하고 규제개혁을 잘못하는 공무원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규제부처는 말 그대로 밥그릇을 내놔야 하고, 진흥부처는 타 규제부처로부터 규제개선을 이끌어내야 하는 압박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규제개혁 드라이브로 인한 역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명칭은 규제개혁이지만 실상은 규제완화 혹은 규제폐지에 나서라는 주문 아닌가"라며 "실적 채우기에 급급하거나 환경, 보건, 안전 등의 '좋은 규제'에도 규제완화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경제부처의 다른 공무원은 "정부로서는 민간에서 풀어달라는 규제는 거의 다 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기대효과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임기 후반에는 규제강화와 경제민주화쪽으로 정책방향이 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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