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승미 기자]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3주기 기일을 앞두고 20일 범 현대가(家) 집안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후 6시40분께 청운동 자택에 도착했다. 그는 백지신탁 문제와 관련해 "오늘은 아버지 제사라 따로 정치얘기를 하지 않겠다"며 "(백지신탁 문제를) 가족들 중에 물어볼 사람도 없고 그런 얘기 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 정주영 명예회장이 태어난 지 100년을 맞아 범 현대가 가족이 같이 행사를 준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물론 가족된 도리로서 당연히 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정주영 회장의 자녀 가운데 100주년 행사에 대한 언급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1915년 11월 25일생으로 100년이 되는 내년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행사를 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정 명예회장이 작고한 후 회사경영을 둘러싸고 갈등이 있었고 최근까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여서 어떤 형태로 진행할지, 누가 참여할지 등에 대해선 뚜렷이 결정된 게 없었다.
정몽준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과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간 갈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상선의 유상증자를 둘러싸고 두 그룹은 수년 전부터 의견차이를 보여 왔다. 지난 2010년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간 경쟁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배경이 있는 까닭에 뿔뿔이 흩어진 범현대가 가족을 한데 묶는 상징적인 역할을 정 명예회장이 해왔다.
정 의원에 앞서 정 명예회장의 맏손자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이날 가장 먼저 청운동 자택에 도착했으며 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7시 제사를 앞두고 도착했다. 정몽구 회장은 별다른 얘기 없이 차에서 내려 바로 집으로 들어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오후 6시50분께 도착해 바로 집으로 들어갔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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