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e뉴스팀]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가 지난 17일 많은 사람들의 기대감 속에 여정을 시작했다. 베일이 벗겨진 '밀회'에는 많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그중 유아인은 피아노 천재 이선재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으나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우아한 거짓말'(감독 이한)의 추상박 캐릭터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유아인은 지난 13일 개봉한 '우아한 거짓말'에서 수상한 이웃집 남자 추상박으로 분해 팬들을 찾았다. 추상박은 괴상한 외모에 엉뚱해 보이는 행동을 일삼는다. 하지만, 그 껍질을 한 꺼풀 벗기면 그는 누구보다 순박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씨를 간직한 인물이다. 유아인은 그런 추상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의 코드를 동시에 선사했다. 그는 감초 역할이었지만 탁월한 표현력으로 작품의 인기에 한 몫을 톡톡히 보탰다.
문제는 그런 그의 캐릭터가 고스란히 비슷한 시기에 방송을 시작한 드라마로 고스란히 이전됐다는 데 있다. 유아인은 '밀회'에서 퀵서비스맨 이선재로 분했다. 이선재는 자신의 재능을 깨닫지 못 한 피아노 천재다. 그는 힘든 삶을 살아오며 굳어진 악착같은 성격과, 피아노를 대할 때의 순수한 청년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 상반된 매력은 '우아한 거짓말'의 추상박과 묘하게 중복되며 식상함을 보였다.
물론 추상박과 이선재는 외적으로는 공통점이 거의 없는 캐릭터들이다. 전자는 '5:5 가르마'를 한 괴짜에 가깝고, 후자는 날카로운 매력의 상남자다. 그런 부분들이 충분히 인지됨에도 불구하고 두 인물이 겹쳐 보이는 것은 단순히 반전 면모를 보유했다는 사실 이상의 요소가 작용한 것이다. 이는 두 작품이 동시에 시청자 한 명씩에게 평가를 받는 패널티로 배우의 연기력만을 탓하기엔 무리가 있다. 과연 이런 환경이 극과 배우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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