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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화상경마장 앞에 등장한 '종북 깔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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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주민간, 이념 갈등으로 번져...직접 가보니 "주민들 걱정할 만"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동현 기자]

용산 화상경마장 앞에 등장한 '종북 깔때기'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원효로 한국마사회 화상경마장 입점 예정지 앞에서 입점 찬성 측 한 주민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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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세력 물러가라".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원효로 한국마사회 화상경마장 입점 예정지 앞에서 터져 나온 구호다. 이곳에선 화상경마장 입점을 둘러싸고 찬ㆍ반 양측 주민들의 기자회견ㆍ집회가 열리던 중이었다. 주민들의 주거 환경과 관련된 문제인 도박장 입점 찬ㆍ반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곳에서 난데없는 '종북 세력 척결' 구호가 등장한 것이다. 주민-마사회간의 갈등이 반대 주민 대 찬성 주민간, 이념 갈등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날 화상경마장 입주 예정 빌딩 앞에 나란히 천막을 친 찬ㆍ반 주민들 사이에선 고성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참석자가 4~5명에 불과해 '세'에서 밀린 입점 찬성 측 주민들은 반대 측 주민들 바로 옆에서 '맞불 집회'를 열면서 '빨갱이' 등 거친 언사를 보였다. 찬성 측이라는 용산구 주민 이평수(60)씨는 반대 측 주민들을 향해 "여기 주민도 아닌 온갖 단체들이 여기 와서 행패다. 빨갱이 새끼들"이라며 고함을 질렀다.

반대 측 '용산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 측은 "마사회가 도박장 강행에 주민분열 공작까지 일삼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특히 "낙하산 현명관 마사회장이 지금도 호시탐탐 기습 입점의 기회만을 노리고 있다"며 "심지어 이들은 우리를 종북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찬성 측 주민들을 동원해 반대 측 시위에 동참한 전교조ㆍ참여연대 등 시민 사회 단체들을 빌미로 "종북세력들이 입점을 반대하고 있다"며 이념 갈등을 선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 만난 정방 추방대책위 공동대표는 "어떻게 시민들의 상식적 요구가 종북으로 몰릴 수 있느냐"고 개탄했다. 정 대표는 "여론조작과 혈세낭비만 일삼는 마사회는 당장 도박장 입점을 중단해야 한다"며 "직선거리로 215미터 떨어진 곳에 성심여고, 235미터 떨어진 곳에 성심여중이 있다. 도박장이 들어서면 이들의 학습권은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주민간, 이념 갈등으로 번져 나가고 있는 화상경마장이 실제 인근 학교, 주택가에 미칠 영향은 어떨까? 인근 학교ㆍ주택가를 직접 찾아가 보았다. 화상경마장 입점 건물에서 큰 도로 두개를 건너 골목으로 150m쯤 올라가자 성심여고가 위치해 있었다. 직선으로는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큰 도로 두 개가 그 중간에 끼어 있어, 소음ㆍ주차난 등 직접적인 영향은 없어 보였다.


찬성 측의 한 주민은 "현재 전자랜드 등 용산 상권은 대부분 몰락했다. 레저시설이 들어와 용산 경제가 살아나려고 하는데 주민들을 방해하지 마라"며 "내 딸이 인근 성심여고를 나왔는데 25년 전에도 여기에 도박장이 있었지만 학생과 관련해 아무런 사고도 나지 않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다수의 주민들은 학생들이 등하교길에 거쳐 가야 하는 길목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민들은 화상경마장이 들어선 다른 지역들처럼 개점 이후 술집ㆍ성인오락실ㆍ환전소 등이 생기고 도박꾼들이 몰리면 주변을 슬럼화되고 여학생들이 등하교 길에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른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학생들의 걱정도 컸다. 성심여고 앞에서 만난 김은비(18ㆍ가명) 학생은 "학교 앞에 도박장이 왜 생기는지 모르겠다"며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학생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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