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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유전자변형 작물(GMO) 둘러싼 공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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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유전자변형 작물(GMO) 둘러싼 공포와 과학 백우진 국제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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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충에 강해지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옥수수가 벌에 어떤 피해를 끼치는지 말씀해주시죠."


"전혀 없습니다. 유전자변형 옥수수의 단백질은 특정 해충에만 영향을 주고, 벌에는 해롭지 않습니다."

지난해 9월23일 미국 하와이주 하와이 카운티 의회가 연 청문회. 브렌다 포드 의원이 묻고 하와이대학의 리처드 맨샤르트 생물학 교수가 답변했다. 포드 의원은 "나는 맨샤르트 교수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하와이 카운티 의원들은 청문회에 참석한 하와이대 과학자들 대신 제프리 스미스라는 인물에게 45분을 할애했다. 관련 학력이 없는데도 그는 자칭 유전자변형작물(GMO) 전문가라고 말했다. 그는 애리조나에서 화상전화로 발언했다.

그는 GMO가 위험하다며 "레인보우 파파야 속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만들어낸 단백질이 사람에게 유해할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레인보우 파파야는 링스포트 바이러스 유전자를 지니도록 만들어져, 이 바이러스에 면역력이 있다.


레인보우 파파야를 개발해 미국 농업에 기여한 공로로 2002년 훔볼트상을 받은 데니스 곤살브스가 오후에 나왔다. 그는 "식물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해롭지 않다"고 말했다. 레인보우 파파야는 인체 실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스미스의 주장에 대해 그는 "(레인보우 파파야가 개발되기 전) 1990년대에는 다들 바이러스에 감염된 파파야를 먹었다"고 반박했다.


이 문답과 공방은 인터내셔녈 뉴욕타임스가 지난 1월4일 '유전자변형작물(GMO) 관련 사실을 향한 외로운 탐구(A Lonely Quest for Facts on Genetically Modified Crops)' 기사에서 전한 청문회를 재구성한 것이다.


이날 청문회는 처음이 아니었고 마지막도 아니었다. 청문회는 처음이나 마지막이나 계속 평행선을 달렸다. 논란은 GMO 경작을 금지하는 조례가 제출된 5월 이후 계속됐다. 하와이대 교수들은 지역 매체에 의견을 기고하는 등 GMO의 유해성 주장에 과학적인 근거가 없음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자 조례를 발의한 마거릿 윌리 의원은 GMO 종자를 개발하는 농업회사 몬산토가 2012년 하와이대에 장학금 60만달러를 기부했다는 사실을 들어 "하와이대는 GMO 생명공학 산업의 대변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와이대는 몬산토 기부금은 그해 예산의 1%에 불과한 규모였다고 해명했다.


GMO는 하와이 카운티에서만의 이슈가 아니다. 미국 20여개 주에서 식품에 GMO가 포함됐는지 의무적으로 표시하는 제도를 논의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GMO는 기존 작물과 기능적으로 동등하다"는 판단에 따라 표시 제도를 의무화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60여개국이 GMO 표시제도를 시행 중이다. 문제는 이 제도가 GMO를 포함한 식품이 안전하지 않으며 건강에 해롭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GMO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이에 따라 제너럴밀스 같은 식품회사는 올 들어 간판 상품인 시리얼 '오리지널 치리오스'에 유전자변형(GM) 옥수수를 원료로 쓰지 않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자체적으로 GMO 종자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많은 예산을 투입했고 2009년에 GM 벼와 옥수수에 대해 안전성 인증을 발급해줬다. 하지만 자국 내 정서에 가로막혀 상업적인 재배는 승인해주지 못하고 있다.


과학 가설을 검정하는 데에는 두 가지 오류를 피해야 한다. '1종 오류'는 잘못된 가설을 채택하는 것이고, '2종 오류'는 옳은 가설을 기각하는 것이다. GMO는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게 과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GMO가 농약을 덜 쓰게 해 친환경적이고 재배 농민에게 더 많은 소득을 안겨주며 증산을 가능하게 한다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 지금까지 데이터를 놓고 GMO 활용을 가로막는 일은 2종 오류로 드러날 공산이 크다.


하와이 카운티 의회는 지난해 11월 GMO 경작 금지 조례를 찬반 6대 3으로 통과시켰다. 카운티 시장은 12월 금지 조례에 서명했다. 근거 없는 두려움이 과학을 이겼다.






백우진 국제부 선임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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