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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성장 원동력 우려되는 대기업 투자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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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성장 원동력 우려되는 대기업 투자 축소 노종섭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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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유머다.


사무실에 뱀이 나타났을 때 각 그룹은 어떻게 대처할까.

현대(차)는 우선 때려잡고 고민한다. 삼성은 전략기획실(현재의 미래전략실)에 물어본다. LG는 삼성의 처리결과를 지켜보고, SK는 점쟁이를 찾아 해법을 찾는다. 두산은 트위터로 물어보고, 한화는 회장한테 어떻게 할지 여쭤본다.


갑작스러운 뱀의 출현이라는 설정을 통해 해당 그룹의 의사결정방식이나 위기대응 요령 등의 기업문화를 재치있게 소개한 우스갯소리다.

5~6년 전 쯤 유머를 접했을 때 당시의 상황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었다.


현대차의 저돌성, 삼성의 치밀함, LG와 SK의 신중함 등이 잘 뭍어났다,


신중하고 치밀했지만 삼성이 이끌고 나머지 기업이 따라가는 이들의 과감한 투자가 우리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그리고 2014년, 각 그룹의 경영스타일은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특히 그 어느 때보다도 위기 분위기가 팽배한 올해는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진다. 우선 삼성은 전략기획실 대신 계열사, 각 부문을 맡고 있는 사장들의 책임경영이 강조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의존도가 높아진 삼성전자가 그룹 전체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해 마케팅 예산을 20% 줄이는 등 긴축경영에 돌입하면서 그룹의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삼성을 지켜보던 LG는 반대로 독해졌다. 오히려 시장선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이어 전기차 시장 선도에 올인하고 있다.


저돌적이었던 현대차는 국내 투자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외국에 비해 떨어지는 국내 공장의 생산성 등이 제약이다. 지난 5~6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던 현대차는 품질강화 등으로 전열을 재정비하며 제2 도약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선장을 잃은 SK와 한화는 갈 길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다. 중요 의사를 결정해야 할 회장이 투병ㆍ구속 등으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의사결정 기능이 마비돼 있다. 특히 최태원 SK 회장은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5~6년 전에 비해 삼성과 현대차는 신중해졌고, LG는 공격적으로 변했다. SK는 길을 잃었다. 정반대다.  달라진 각 그룹의 의사결정구조나 리스크 관리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 지는 미지수다.


다만 그동안 과감한 의사결정을 통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갔던 원동력이 사라질까 걱정이다. 신중모드에 돌입한 그룹들은 보수적인 투자 기조로 돌아설 태세다.


공격모드에 돌입한 LG를 제외한 삼성의 긴축, 현대차의 신중, SK의 사업차질은 그동안 전례가 없었던 행보다. 이들 그룹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그 여파는 상상 이상일 게 뻔하다.


위기는 기회라고 되뇌지만 속사정은 정반대다.


위기 앞에 너무 움추리고 있거나 이를 너무 의식해 위축돼서는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유머에서 뱀으로 비춰지는 다국적 기업들은 우리 기업을 노리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최근의 뱀은 더 사악해졌다. 시장뿐 아니라 특허소송 등을 통해 사무실까지 위협하고 있다.


자칫 사무실에 들어온 뱀(다국적 기업) 처리를 놓고 허둥지둥하다 잡기는커녕 놓치거나 그들에게 먹힐 수 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사무실까지 쳐들어온 뱀을 잡는 방법은 다양하다. 정면에서 부딪히지 않더라도 적어도 허점을 노리거나 유인해 공격해야 한다. 위축되거나 허둥지둥대서는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수세적으로 맞서서는 더 안된다.






노종섭 산업부장 njsub@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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