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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줄줄이 PX 진출…"공급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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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SK이노베이션 등 공장 증설…글로벌 가격 떨어져 역효과 예상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파라자일렌(PX) 사업에 뛰어들면서 제품가격 하락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주력사업인 정유부문의 수익성이 급락하자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PX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X는 폴리에스터 합성섬유와 페트(PET)병 등을 만드는데 쓰이는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의 원료인 석유화학제품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현재 PX 공장 증설에 필요한 기본작업인 공장부지 조성, 기본설계 등을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2012년부터 일본 에너지기업 쇼와셀 및 타이요오일과 합작해 전남 여수에 1조원을 들여 100만t 규모의 PX 증설 투자를 진행해왔다. 추가 증설 투자가 확정되면 GS칼텍스의 PX 생산 규모는 연 135만t에서 연 235만t으로 늘어난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종합화학과 SK인천석유화학을 통해 각각 100만t, 130만t 규모의 PX 생산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 공장 증설도 올해 안에 완공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SK의 PX 생산능력은 기존 80만t에서 모두 280여만t(SK 지분 물량)에 달하게 된다.


삼성토탈은 현재 충남 대산공장에 PX 생산설비 증설 완공을 추진 중이다. 증설 후 PX 생산능력은 연 60만t에서 160만t으로 증가한다. 삼성토탈 측은 올 하반기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유사들이 너도나도 PX 증설에 뛰어들면서 올 하반기 PX 공급량은 대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동안 세계 PX시장을 이끌어왔던 중국에서도 줄줄이 증설이 예정돼 있다. 세계 PX 설비의 24%(1046만t)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2016년까지 6개, 총 380만t 규모의 공장을 추가로 짓는다. 한국과 중국의 증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설비의 16%에 달한다. 이에 따라 PX마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업계의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위축과 PX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가 줄면서 PX 가격마저 하락하고 있다. 2012년 t당 1500달러대였던 PX의 국제가격은 지난해 9월 1400달러 후반대로 소폭 낮아지더니 연말에는 1400달러 초반으로 떨어졌다. 올 들어서는 가격 하락폭이 더욱 커지며 1200달러 장벽이 무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공급량 증가에 가격까지 폭락하면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신사업인 PX 사업이 자칫 한계 상황을 가속화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유사들의 투자 대상이 대부분 PX에만 집중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공급량이 크게 늘면 과잉 경쟁으로 인해 가격을 대폭 낮추는 '치킨게임'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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