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경기지사 새누리 경선은 지원병 대 징집병 대결"
김영선 "불출마 입장 번복한 배경 밝혀야"
김진표 "정치는 이미지로 하겠지만 경기도정은 달라"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오랜 기간 경기도지사 출마를 저울질하던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9일 뒤늦게 출마를 공식 선언하자 당내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같은 당에서 경기도지사 도전을 알린 원유철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이 대놓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데 이어 민주당에서도 못마땅해 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남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지역구인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에서 출마 선언식을 가졌다. 선언식에는 지지자들과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그는 "따뜻한 행정, 좋은 정치로 강한 경기도를 만들겠다"며 "경기도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포부를 밝혔다.
남 의원의 출마 선언식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원 의원이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지사는 등 떠밀려 나온, 준비 안 된 후보가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절대 아니다"며 권역별 순회 경선을 시행할 것을 주장했다. 원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당의 요구로 선거에 차출된 것으로 알려진 남 의원을 바로 겨냥한 것이다.
원 의원은 "이번 경기도지사 새누리당 경선은 '지원병 대 징집병, 준비해서 나온 사람 대 얼떨결에 나온 사람'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경기도 전체를 동ㆍ서ㆍ남ㆍ북 4개 권역으로 나누어 순회하면서 도지사 후보가 왜 나왔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한 입장과 정견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경선은 아이돌 가수들의 인기투표가 아니다"고 비판한 뒤 "차분하게 인물 검증, 정책 검증을 해야지 여론몰이로 얼렁뚱땅 선거를 치르면 결국 국민이 손해를 입게 된다"고 강조했다.
남 의원의 출마를 둘러싼 당내 비판의 목소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남 의원의 출마 선언 후 김영선 새누리당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공정경선과 도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남 의원에게 공개 질의하겠다"면서 "그간의 불출마 입장을 번복한 배경을 밝혀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김 전 의원은 "남 의원은 평소 양비론적ㆍ중간자적 입장에서 인기영합주의에 편승하는 듯한 정치 행보를 해왔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핵심가치와 국정 철학을 주도적으로 펼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당원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남 의원이 경기지사가 된다면 행정가가 아니라 정치인의 행보를 이어가면서 도정(道政)을 정쟁의 중심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에서는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진표 의원의 질타가 있었다. 김 의원은 "출마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 오락가락 하는 것으로 비치면서 국민과 1250만 경기도민을 헷갈리게 만들었다"며 "정치는 이미지로 할 수 있지만 경기도정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천이 중요하다"면서 "실천이 개혁이고, 실천이 진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야를 떠나 모든 후보들이 경기도를 위해 실질적으로 무슨 일을 해왔는지 '경기도를 위해 일한 성적표'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가, 구체적인 정책 비전과 실천 계획은 무엇인가, 실제로 그러한 일을 할 능력이 있는가, '일꾼'이냐 아니냐가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