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점주 두번 울리는 상가권리금

시계아이콘01분 4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점주 두번 울리는 상가권리금 홍대입구 상권
AD



보호 못받는 권리금 양성화하려면 숙제 산더미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2011년 8월부터 서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충격에 휩싸여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권리금 1억원을 주고 월세를 300만원씩 내며 살아왔는데 최근 건물주가 가게를 팔아야 한다며 나가달라는 통보를 해와서다. 계약기간 2년이 지났지만 건물주가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아 자동으로 계약이 갱신됐다고 생각하던 중이었다. 가게를 비워주면 권리금은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상가임대차보호법에서도 계약갱신청구권 적용 범위를 올해 계약 기준 4억원부터 적용하고 있어 그 이전에 계약한 A씨는 법적 혜택도 받지 못한다.

#부산 한 대학가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중인 B씨는 신축 상가에 가게를 내면서 건물주에게 권리금으로 1000만원을 냈다. 권리금은 이전에 영업하던 임차인과 신규 임차인끼리 지불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신축 상가여서 시설이나 인테리어, 비품이 아무것도 설치돼있지 않았음에도 건물주와 중개업자는 '바닥권리금' 명목으로 권리금을 요구했다. 집주인과 공인중개업자가 입을 맞춰 돈을 받아내려는 속셈이 훤히 보였지만 계약을 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권리금을 지불했다.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가 권리금 때문에 임차인들이 두번 울고 있다. 이전 임차인에게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권리금을 지불하고 가게를 냈지만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쫓겨나는 경우가 많다. 새로 지은 상가에 들어갈 때도 집주인이 임의로 권리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법적으로 지켜주지 못하는 권리금은 임차인들끼리 임의적으로 주고받는 '지하경제'의 그늘이다.

권리금은 상가 임대인과 임차인간 계약과 별도로 임차인끼리 영업설비, 장소적 이익, 영업권 등 유무형의 이익을 따져 주고받는 일종의 '웃돈'이다. 1960년대 이후 도시발달 과정에서 공급이 부족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임대인에게 지불하는 보증금보다 많은 경우도 있다. 문제는 건물주가 건물을 폐쇄하거나 계약기간이 만료됐을 때는 앞선 임차인에게 지불한 권리금을 반환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임차인간 거래여서 임대차계약과는 무관해 법적으로도 보장받을 길이 전혀 없다.


권리금을 둘러싼 분쟁 유형은 다양하다. ▲임대차계약이 종료한 이후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가 명도를 청구하는 경우 ▲임대인이 업종을 변경하여 임대하는 경우 ▲건물의 재건축이나 재개발로 인해서 임대차가 종료되는 경우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임대계약이 종료되는 경우 등이다.


이러한 경우 임차인이 다른 임차인을 구해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긴다. 임차인은 임대인과의 계약과는 별도로 투자한 시설비용이나 그간의 영업의 대가로 권리금을 지급하고 입점했지만 영업권이나 임차권을 넘기지 못할 경우 권리금을 회수할 수 없다. 보장된 임대차 기간 전에 계약이 중단될 경우 권리금 손해는 물론이고, 보장된 기간동안의 영업이익까지 박탈당하는 '이중피해'를 입게 된다.


올해로 5주기를 맞은 용산참사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도 상가권리금이었다. 재개발이 이뤄지는 구역에서 상인들이 강제로 내쫓길 때 그동안 영업한 권리를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당시 상가권리금이 감정평가 항목에 포함되지 않아 영업손실 보상금이 턱없이 부족했다. 권리금이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해 3~4개월치 영업보상금만 받고 쫓겨나야 하는 것은 지금도 여전하다.


그동안 권리금은 임차인들끼리 양도ㆍ양수계약서만 작성해 돈을 주고받아왔다. 법에서도 권리금을 명시하지 않고 상가임대차계약에 속하지 않아 법의 보호도 받을 수 없는 돈이다. 중개하는 사람은 있지만 법적으로는 중개업자의 중개대상물에 포함되지 않는다. 당사자간 협의로 정하는 사안이어서 중개업자의 중개로 계약할 경우 자체적으로 권리금 양도ㆍ양수계약서를 작성해 사용하고 있다. 중개업자들이 받는 권리금 수수료는 1~10%로 지역마다 제각기 다르다.


권리금을 법제화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바닥권리금, 시설권리금, 영업권리금 등으로 종류가 다양해 보호 범위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강금출 서울시 상가임대차 상담위원은 "객관적으로 어떤 범위까지를 권리금으로 다룰 것인지를 전문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 재산의 가치, 주변 상권, 거래관행, 시설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명시해야한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