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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중기청…'보안 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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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지원땐 실무담당자 주민번호까지 요구
제공 안하면 사업신청도 못해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중소기업청이 기업들과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수집에 동의하도록 강요하는 일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중기청이 '보안 불감증'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기청이 공고한 '2014년도 창업아카데미 공고문'에 포함된 참여신청서에는 창업아카데미에 참여할 기관의 총괄책임자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실무자의 주민등록번호까지 포함돼 있다.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의 경우 신청자의 신용불량 상태 등을 점검하고, 비용지급이 있을 경우 세금처리를 위해 신청기관의 총괄책임자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실무 담당자까지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중기청도 이례적인 정보 요구라고 인정했다.


중기청 담당자는 "(실무자 번호가)필요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다보니 운영을 하다보면 필요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지 않더라도 민감한 개인정보에 쉽게 접촉할 수 있도록 사업자에게 강제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5일 발표된 '2014년 창업대학원 신청서 및 사업계획서' 공고에는 필요할 경우 주민등록번호와 전화ㆍ휴대폰번호, 성명 등을 포함한 개인식별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동의서가 포함돼 있다.


수집시 사업자의 동의를 구하는 별도 란을 마련해 놨지만 '만약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지원사업에는 참가가 불가능하다'고 명시해 사업 참가를 원하는 기업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동의해야 한다.


이에 대해 창업진흥과 담당자는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경우는 나이를 확인하거나 향후 연령대별로 자료를 만들 때"라며 "지난 10년간 실제로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설명했다.


창업진흥과는 본지와 통화한 직후 요구 가능한 개인식별번호 항목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삭제했다.


또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강요하면서도 개인정보 활용 목적은 '선정평가 및 사업 운영ㆍ관리'로 모호하게 표기, 지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관행이 많이 고쳐졌지만 아직도 별 생각 없이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일이 많다"며 "'과거에도 이런 식으로 했으니 별 문제 없다'는 인식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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