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어느 때보다 순위다툼이 치열한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경쟁도 못지않다. 두 시즌 연속 수상을 노리는 김선형(26ㆍSK)과 문태종(39ㆍLG), 문태영(36ㆍ모비스) 형제 그리고 자유투 연속 성공 기록을 세운 조성민(31ㆍKT)이 왕좌를 노린다.
MVP는 기자단 투표를 통해 뽑힌다. 그래서 변수가 다양하다. 팀 성적이 대표적이다. 2005-2006시즌 공동수상자(양동근ㆍ서장훈) 포함 역대 18명의 MVP 중 14명은 정규리그 우승팀에서 나왔다. 틀을 깬 4명은 1999-2000시즌 서장훈(당시 SK), 2000-2001시즌 조성원(당시 LG), 2005-2006시즌 서장훈(당시 삼성), 2008-2009시즌 주희정(당시 KT&G)이다. 빼어난 기록은 물론 인상 깊은 활약으로 표심을 잡았다. 올 시즌 후보들에게 요구되는 사항이다. 모두 기록이 엇비슷하다. 잔여 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 선수에게 판세가 유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 조성민을 제외한 후보들의 소속팀간 승차가 최대 1.5경기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우승과 거리가 먼 조성민에게도 승산은 있다. 토종선수 평균 득점 1위(14.88점), 어시스트 14위(2.86개), 스틸 3위(1.65개), 3점슛 성공률 1위(44.59%)다. 역대 자유투 연속 성공(56개) 기록도 세웠다.
그렇다면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는 누구일까. 미국프로농구(NBA)는 1983-1984시즌부터 2001-2002시즌까지 IBM 어워드를 운영했다. 득점과 수비 기록으로 팀 공헌도를 계산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선수에게 상을 줬다. 최다 수상자는 마이클 조던(2회)이 아니다. '해군제독' 데이비드 로빈슨으로 5번이나 수상했다. 두 번째로 많이 받은 선수는 찰스 바클리로 3번이다. NBA는 IBM과 맺은 스폰서십 계약이 2002년 만료돼 이피션시(efficiency)로 이를 대신하고 있다.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스틸+블록-야투 실패-자유투 실패-실책)÷경기 수의 값이 가장 높은 선수에게 상을 준다. 국내 MVP 후보 네 명 중 이피션시가 가장 높은 선수는 문태영이다. 15.80을 기록했다. 조성민은 14.96으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문태종과 김선형은 각각 13.53과 12.52로 다소 뒤져 있다.
그래서 일단은 문태영이 유리하다. 소속팀 모비스까지 36승13패로 선두다. 문태영은 평균 14.45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전체로는 9위, 토종선수로는 2위다. 기복도 적은 편이다. 49경기 중 두 자릿수 득점에 실패한 건 6경기다. 4분16초를 뛰는데 그친 지난해 11월 8일 전자랜드전 포함이다. 문태영은 수비에서도 돋보인다. 토종선수 평균 리바운드 4위(5.71개), 스틸 5위(1.35개)다. 팀이 어려울 때 해결사 노릇도 곧잘 해내고 있다.
그의 형인 문태종은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전 경기를 뛰며 공격 전 부문에서 고르게 활약한다. 토종선수 평균 득점 4위(13.24점), 리바운드 13위(3.84개), 3점슛 성공률 5위(41.00%)다. 무엇보다 입단과 동시에 LG를 우승권으로 올려놓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피션시에서는 뒤지지만 김선형도 최근 물오른 기량을 과시한다. 토종선수 평균 득점 7위(12.17점), 어시스트 2위(4.67개), 스틸 4위(1.46개)다. '4쿼터의 사나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팀이 필요할 때 해결사 노릇도 톡톡히 한다. 폭발적인 덩크슛 등 다양한 볼거리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는 점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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