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품질·인지도 평가에서 밀려…정의선 부회장 현지 점검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현대기아차가 연초부터 '도요타 벽(壁)'에 막혔다. 해외 유력 평가기관의 품질ㆍ인지도 평가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도요타 기세 탓이다.
특히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부진한 실적을 보인 미국 시장에서, 평가기관들이 도요타를 주목하면서 도요타는 현대기아차가 넘어야 할 벽으로 인식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위 글로벌 판매 대수를 기록한 일본 도요타자동차그룹은 품질ㆍ인지도를 겨루는 미국 시장조사기관 평가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목표를 1000만대로 설정한 전쟁터에서 엔저에 따른 가격 경쟁력에 또 하나의 우군(友軍)을 얻은 셈이다.
도요타자동차의 시장조사기관 평가 중 단연 돋보이는 건 자타가 공인하는 품질이다. 도요타가 내세우는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는 미국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내구성 1위 자동차 브랜드다. 렉서스는 미국 J.D.파워의 '2014년도 차량 내구 품질조사(VDS)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렉서스의 우수한 내구 품질 평가에 힘입어 렉서스의 중고차 잔존가치도 미국 내 최고 평가를 받았다. 미국 자동차 전문 평가기관 켈리블루북(KBB)이 선정한 '2014 5년 보유비용 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럭셔리 브랜드 부문 1위로 선정된 것이다.
높은 품질은 곧 미국 소비자들에게 높은 가치로 인정받았다.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발표하는 '2014 가격대비 최고가치의 차' 부문에서 렉서스 RX350ㆍRX450h, 사이언 FR-S, 캠리, 타코마는 미국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가격 대비 최고의 가치를 지닌 차'로 선정됐다.
도요타 미니밴은 또 미국에서 가장 '가족적인 차'로 인식돼 있다. KBB는 미국에서 가장 가족적인 12 모델 자동차에 도요타 시에나를 포함시켰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대표 모델인 프리우스는 미 캘리포니아주 신차딜러연합회(CNCDA)가 꼽은 '베스트셀링카'로 선정됐다.
도요타 브랜드의 판매ㆍ품질에 대한 긍정적인 시장 평가는 곧 독보적인 브랜드 인지도로 이어지고 있다. 미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2014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도요타는 가장 높은 점수로 1위에 올랐다. 8년 연속 1위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대수 974만대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폴크스바겐을 제치고 글로벌 1위를 기록한 도요타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1032만대로 설정했다. 글로벌 판매 1000만대 돌파는 자동차 역사에서 전무한 기록이다.
야심찬 판매 목표를 세운 도요타와 달리 현대기아차는 미국 내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기초부터 다시 점검 중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해 4.6%, 3.4%의 미국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0.3%, 0.4% 하락세를 보인 현대차, 기아차의 미국시장 판매 회복을 위해 지난주 미국 앨라배마 공장 및 캘리포니아주 북미 판매법인(HMA) 등을 방문해 현지 시장을 직접 점검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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