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리온'과 제휴해 아프리카시장 공략…부품수출·현지조립, 4월부터 승용차·상용차 만들듯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현대자동차가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최대 재벌과 손잡고 완전해체조립(CKD) 형태로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자동차 수입을 억제하고 국내 생산을 촉진하려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최근 자동차 산업 부흥 정책에 맞춘 조치다.
25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나이지리아 최대 재벌 스탈리온을 통해 오는 4월부터 승용차, 상용차를 현지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승용차 모델은 i10, i10 그랜드, i10 그랜드 세단, ix35 SUV(한국명 투싼ix),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 등이며, 상용차 부문은 현대카운티버스, 마이티트럭 등의 생산라인이 이미 가동 중이다.
스탈리온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부터 완성차를 수입하거나 자동차 부품을 들여와 조립·생산해 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나이지리아 재벌이다. 인구 1억6000만명의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자동차 수요가 가장 큰 곳 중 하나다. 나이지리아 산업통상투자부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연간 자동차 수입 규모는 2012년 34억달러다.
현대차가 아프리카 지역에 CKD 형태로 진출한 국가는 이집트(승용차), 수단(승용차), 모로코(상용차), 케냐(상용차) 등 4개국이다. CKD란 현지생산 전 단계로 주로 '부품 수출', '현지 조립'을 의미한다. 개발도상국 진출을 위한 초기 단계에 활용된다.
톰리 현대차 아프리카·중동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스탈리온과의 이번 제휴는 현대차의 아프리카 진출 확대 행보를 의미한다”며 “나이지리아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 고객들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현대차의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탈리온은 풍부한 자산과 품질에 대한 명성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현대차는 길고 성공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제휴가 나이지리아 정부의 최근 자동차 산업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해 10월 나이지리아 산업통상투자부는 나이지리아 자동차 위원회(NAC) 및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외국 자동차 메이커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이른바 '국가 자동차산업 정책'을 수립했다.
이 정책은 정부 부처에서 조달하는 자동차는 국내에서 조립 생산되는 자동차를 우선 구매토록 법제화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아울러 현행 20~35% 수준인 자동차 수입 관세율을 크게 인상하는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자동차 수입을 억제하고 국내 생산을 촉진시키기 위한 조치다.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생산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제조업체의 아프리카 수출 대수는 19만6776대다. 승용차 16만7292대, 버스 6216대, 트럭 2만3268대다. 같은 기간 나이지리아에는 승용차 9015대, 버스 291대, 트럭 116대를 팔았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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