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판정승, 티 샷 난조에 파괴력은 미약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절반의 성공'.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부활 모드'는 여전히 2%가 부족했다. 2일 밤(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에미리트골프장(파72ㆍ7301야드)에서 열린 유러피언(EPGA)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총상금 250만 달러)에서 보여준 경기력이다. 지난 20일 끝난 아부다비 HSBC골프챔피언십(총상금 270만 달러)에서 3라운드 도중 억울한 2벌타를 받고서도 공동 2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더욱 우승이 기대됐던 시점이었다.
▲ 매킬로이 "티 샷이 걸림돌"= 첫날은 실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앞에서 9언더파를 몰아쳐 기대치를 한껏 부풀렸다. 하지만 둘째날과 셋째날 각각 2언더파와 3언더파, 마지막날은 2오버파로 무너졌다. 티 샷 난조가 걸림돌이 됐다. 1라운드에서 86%에 육박했던 페어웨이안착률이 36%, 29%, 43% 등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산탄총처럼 흩어졌다. 2위로 출발했지만 스티븐 갤러허(스코틀랜드)의 2연패를 막지 못했고, 공동 9위(12언더파 276타)로 추락했다.
그나마 아이언 샷의 정교함이 살아나고 있다는 게 위안거리다. 지난해 나이키와 10년간 최대 2억5000만 달러(268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스폰서계약을 맺었지만 골프채에 대한 심각한 부적응과 함께 무관의 설움을 겪을 정도로 슬럼프에 빠졌다. 1년간의 연습을 통해 아이언과 어느 정도 궁합을 맞췄다는 부분이 일단 고무적이다. 평균 28.5개, 퍼팅도 나쁘지 않았다.
전문가들 역시 "매킬로이의 부활 여부는 결국 티 샷이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끝 부분에서 드로우로 휘어지면서 페어웨이에 안착하는 매킬로이 특유의 장거리포가 살아나야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예전의 공격력이 살아난다는 분석이다. 매킬로이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등판인 다음달 19일 액센추어매치플레이(총상금 900만 달러) 개막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다.
▲ 우즈 "돈버느라고"= 우즈 역시 출발이 좋지 않은 건 분명하다. 2014시즌 첫 출격한 지난주 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는 디펜딩챔프로 나서 '컷 오프'까지 당하는 망신을 당했다. 이번에는 공동 41위(6언더파 282타), 300만 달러라는 엄청난 초청료를 챙긴 대가치고는 미약하다. 첫날 매킬로이와의 맞대결이 흥행에 도움이 됐을 뿐 둘째날 1오버파를 치며 일찌감치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지난해 시즌 5승을 수확하며 명실상부한 '넘버 1'에 등극한 우즈에게 올해는 특히 지난 5년간 멈춰있는 메이저 우승시계를 다시 가동하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있다. 파머스와 이번 대회에서의 경기력에 '우즈마니아'들이 우려를 표명하는 까닭이다. 우즈 또한 평균 페어웨이안착률이 54%, 티 샷의 불안정이 플레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즈는 물론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다음 주에는 인도원정길이 이어진다. 파완 문잘(인도) 히로모터그룹 대표와 델리골프장에서 18홀 매치플레이를 갖기 위해서다. 프로대회에서도 300만 달러의 몸값을 자랑한다는 점에 비추어 천문학적인 초청료가 따를 것이라는 후문이다. 아직은 전용비행기로 세계각지를 순방하며 짭짤한 부수입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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