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머스 2위 상승세 앞세워 미켈슨 '텃밭'서 우승 재도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골프 해방구'.
오늘밤(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골프장(파71ㆍ7216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610만 달러)은 지구촌 골프계에서 유일한 해방구다. 하루 평균 10만명을 넘는 갤러리가 몰려들어 맥주를 마시며 마음껏 떠들다가 선수들의 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야유까지 퍼붓기 때문이다. 유별난 골프 에티켓마저 통하지 않는 곳이다.
파3의 16번홀이 압권이다. 전장은 162야드에 불과하고, 8, 9번 아이언으로도 가볍게 '온 그린'이 가능한 홀이다. 선수들은 그러나 일거수일투족이 초대형 스크린에 고스란히 클로즈업되면서 부담이 더해진다. 아예 홀을 둘러싸고 최대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스탠드가 조성돼 있다. 로마시대 검투장을 연상시켜 '콜로세움'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주최 측에게는 이 홀이 당연히 매년 60만 명 이상의 입장객을 끌어 모으는 '흥행카드'다. 실제 지난해 3라운드에서는 PGA투어 하루 최다 관중인 17만9022명이 입장했다는 집계가 나왔다. 2008년에는 4라운드 합계 최다 관중 53만8356명이 몰려들었다. 지난해 제임스 한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6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뒤 '말춤 세리머니'를 펼쳐 더욱 화제가 됐다.
'프랜차이즈 스타' 필 미켈슨(미국)도 큰 역할을 한다. 애리조나주립대를 나와 대학 동문들이 총동원된다. 구름갤러리 역시 미켈슨에게는 실수를 해도 비난하지 않을 정도로 관대하다. 지난해에는 첫날부터 11언더파 60타의 폭풍 샷을 작성하며 리더보드 상단을 접수했고, 결국 4타 차 우승(28언더파 256타)을 완성했다. 미켈슨이 허리 부상으로 지난주 파머스를 기권하고서도 이번 대회에 출전을 강행하는 까닭이다.
한국은 '탱크' 최경주(44ㆍSK텔레콤)가 선봉에 섰다. 파머스 최종일 데일리베스트 샷인 6언더파를 몰아치며 2011년 7월 AT&T내셔널 2위 이후 거의 30개월 만에 통산 다섯번째 준우승의 개가를 올려 물이 올라 있는 상태다. 배상문(28ㆍ캘러웨이)과 이동환(27) 등 루키군단이 가세했고, 양용은(42ㆍKB금융그룹)과 위창수(42ㆍ테일러메이드) 등이 동반 출전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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