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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시즌, 엇갈리는 외국인과 기관...키워드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8초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지난해 4ㆍ4분기 실적발표를 전후해 외국인과 기관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 한쪽이 매도세를 강화하면 다른 한쪽은 주가와 실적에 대한 바닥론에 기대 매수세로 맞서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4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에 대해 외국인은 12만3945주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7만5472주를 순매수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289억여원으로 이는 외국인 순매도 1위에 해당한다. 기관의 순매수 금액은 176억여원으로 현대차는 전날 기관 순매수 4위였다.

현대차는 전날 오후 2시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조9377억원과 2조3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예상치를 각각 3.4%, 6.7% 밑돈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 불어 닥친 엔저 여파가 예상보다 컸다. 연간 영업이익도 8조3155억원으로 전년대비 1.5% 줄었는데 3년만에 뒷걸음질쳤다.


예상보다 더 부진한 실적에도 시장 충격은 적었다. 실적 발표 전 2% 넘게 빠지던 주가가 오후 2시 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낙폭을 1% 미만으로 줄이기도 했다.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힘을 보탠 결과였다.

22일 장종료 후 3000억원대 대규모 적자전환을 발표한 대림산업은 더 드라마틱했다. 실적발표 전부터 예상보다 큰 폭으로 적자전환할 것이란 소문과 함께 대림산업 주가는 22일 장중 5%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외국인의 매도공세(314억원 순매도, 외국인 순매도 1위)가 주가를 끌어내렸고, 기관의 저가 매수세(96억원 순매수)가 추가 하락을 막는 모습이었다. 결국 22일 대림산업은 3.13%로 낙폭을 줄인 채 장을 마쳤다.


다음날인 23일 극적 반전이 일어났다. 기관이 395억원어치나 순매수하며 주가를 4.60%나 끌어올리며 실적 발표 전날인 21일보다 주가를 더 높인 것. 외국인은 153억원 순매도로 여전히 '팔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기관의 과감한 베팅이 더 강했다. 23일 대림산업은 기관 순매수 1위 종목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외국인과 기관의 패가 갈렸다. 예상보다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 적은 8조3000억원이라는 발표에 외국인은 10만주 이상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7만주대 순매도로 대응했다. 이 같은 기조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부터 23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약 25만주, 3224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약 27만주, 3495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1위, 기관 순매도 1위 종목이다.


현재까지 성적만 놓고 보면 국내 기관이 외국인보다 조금 앞서는 모양새지만 크게 보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7일 0.23% 하락하며 130만4000원으로 마감됐던 삼성전자는 23일 129만9000원으로 마감됐다. 가장 대표적인 펀더멘탈 지표를 놓고, 증시의 양대 큰 손이 엇갈리면서 주가가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증시 한 전문가는 "보통 실적이 좋으면 사고, 나쁘면 팔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적에도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냐, 아니냐가 더 중요하다"며 "여기에 현주가가 실적대비 어느 수준에 위치해 있느냐에 대한 판단에 따라 포지션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았을 때는 공격적 투자보다 관망하면서 방향성이 정해질 때까지 지켜보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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