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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 "나정이 실제 내 모습…아무도 모를 걸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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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 "나정이 실제 내 모습…아무도 모를 걸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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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인형처럼 예쁜 미모 뒤에 이런 털털한 매력이 있었던가. 전에는 몰랐다. 드라마 '반올림'의 이옥림을 시작으로 각종 CF와 드라마 영화에서 보여준 배우 고아라의 모습은 천상 예쁜 여배우 그 뿐이었다. 그래서 고아라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그저 이름 외에는 특별히 떠오르는 매력 포인트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전작인 '응답하라 1997'보다도 더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 중심에는 고아라가 있었다. 고아라가 기존의 이미지를 모두 벗어던지고, 철저히 자신을 망가뜨린 덕분이었다. '응답하라 1994'는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설 수 있었고, 극중 고아라가 연기한 성나정이 내뱉는 대사들은 매회 명대사 반열에 올랐다.


드라마가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잠시 숨을 돌리고 있던 고아라를 만날 수 있었다. 지난해 다친 다리에는 여전히 깁스를 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고아라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결 여유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고아라는 인터뷰 내내 '응답하라 1994' 속 성나정의 모습 그대로였다. 사투리만 안 썼을 뿐, 그 털털한 매력은 변함이 없었다. 보통 작품을 끝낸 후 다시 배우로 돌아와 표정관리에 들어가는 배우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 '응답하라 1994' 식구들, 벌써 보고 싶어요

고아라 "나정이 실제 내 모습…아무도 모를 걸요?"(인터뷰)


'응답하라 1994'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시청률은 매회 평균 1%씩 상승했다. 케이블 방송에서의 1%는 지상파의 1%와는 그 차이가 확연하다. 너도나도 공약을 내걸었던 '응답하라 1994' 출연 배우들은 저마다 내건 공약을 지키느라 드라마 종영 후 진땀을 흘려야 했을 정도다. 고아라는 드라마 인기의 요인으로 '팀워크'와 스태프들의 '센스'를 꼽았다.


"현장 분위기는 최고였죠. 촬영은 힘들었지만, 시청률 올라가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힘이 났어요. 스태프들도 그 말에 힘을 냈고요. 정말 신원호 감독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어요. 신 감독님 정말 재밌고, 애교도 많으신 분이세요. 인형 복선도 그렇고, 감독님만의 아이디어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현장감이 좋으시죠. 또 조명 감독님, 촬영 감독님도 모두 좋으세요. 아, 현장에서 음악도 틀어놨었어요. 감독님이 따라 부르실 때도 있었는데, 노래도 잘하시더라고요. 센스도 넘치시고."


고아라와 함께 쓰레기 역의 정우, 삼천포 역의 김성균, 해태 역의 손호준, 칠봉이 역의 유연석, 조윤진 역의 도희, 빙그레 역의 바로, 그리고 아빠 엄마 역을 맡은 성동희와 이일화 등이 없었다면 '응답하라 1994'는 빛날 수 없었을 터. 고아라 역시 이들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고아라와 함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정우와 성동일 이일화의 연기에 대해서는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정우 오빠는 연기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아서 정말 감사드리고 싶어요. 제가 맛있는 거 쏘려고요.(웃음) 상대 배우가 감정을 잘 잡아 주니까 저도 더 폭넓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유연석 오빠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성동일 이일화 선배님은 정말 최고세요. 특히 성동일 선배님은 분명 대본에 대사만 있고 구체적인 행동이 적혀 있지 않은데도, 흐름만 파악하시고 애드리브를 쏟아내시더라고요. 얼마나 웃겼는지 몰라요. 다들 벌써부터 보고 싶네요."


◆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고아라 "나정이 실제 내 모습…아무도 모를 걸요?"(인터뷰)


'응답하라 1994'가 시청자들을 낚은 최고의 미끼는 바로 성나정의 남편 찾기였다. 전작에서도 이미 낚여본 경험이 있던 시청자들이었지만, 이번에도 제작진의 미끼는 물지 않고는 못 베길 정도였다. 시청자들과 제작진 사이에서 성나정 남편을 두고 치열한 심리전이 오가는 가운데, 정작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은 남편이 누군지 종영을 1회 앞두고서야 알게 됐다.


"나정의 남편이 쓰레기라는 사실은 마지막 회 방송 4일 전에 알았어요. 그 전까지는 스포때문에 배우들조차 알지 못했죠. 마지막 회 대본이 나오고서야 알 수 있었어요. 물론, 저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예상한 결말이긴 했지만. 그러고 보면 제작진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끝까지 스포 안 당하려고 노력한 거 보면."


애니메이션 '치킨런'과 고아라가 닮은꼴이라며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내린 적이 있다. 쓰레기가 나정의 볼을 꼬집은 모습이 꼭 만화 속 캐릭터와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나정과 '치킨런' 캐릭터의 비교 사진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돌아다니며 화제를 모았다. 누가 봐도 참 닮은 모습이었기에 절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 사진이 돌아다녔다고요? 전 아직 못 봤어요. 꼭 찾아 봐야겠네요.(웃음). 정말 이제는 말 할 수 있어요. 그때 정우 오빠가 볼 꼬집었을 때, 전 그저 웃었죠. 얼마나 아픔을 참고 있었는지 아세요? 아마 자세히 보면 볼이 떨리는 미세함을 발견하실 수도 있을 거예요. 볼 꼬집히고 난 다음에 후유증은 조금 있었지만, 그래도 정우 오빠가 기술적으로 잘 꼬집어 주셨어요.(웃음)"


◆ '응답하라 1994' 속 성나정=현실 속 고아라

고아라 "나정이 실제 내 모습…아무도 모를 걸요?"(인터뷰)


'응답하라 1994'는 누가 뭐래도 중고 신인들 재발견의 장이었다. 정우가 그랬고, 고아라가 그랬다. 모두 오랜 연기 경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대중의 뇌리에 박힐 만한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응답하라 1994'로 단 번에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그 가운데 고아라를 향한 대중의 호평은 유독 남다르다. 그간 연기력 논란도 있었고, '반올림' 이후 이렇다 할 작품을 만나지 못한 비운도 있던 때문이다. 그렇기에 고아라에게 성나정은 연기자 인생 최고의 터닝 포인트를 마련해줬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고아라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아라는 성나정을 처음 접하는 순간 "이건 꼭 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정말 해보고 싶은 장르였어요. 제 가족과 친척들은 '응답하라 1994' 속 성나정을 보고 '저게 너의 실제 모습인 건 모르겠지?'라고 놀리기도 했죠. 솔직히 전 성나정 연기할 때 편하게 했어요. 욕심도 많아서 먹방 같은 경우에는 최선을 다해서 먹기도 했어요. 감독님께 더 망가질 수 있다고도 했는데, 오히려 저를 막으시더라고요. 절 지켜주신거죠.(웃음)"


살까지 찌우며 스스로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고아라의 진심이 통한 것일까. 이제 고아라에게는 새로운 연기 인생일 펼쳐질 것임이 자명해졌다. 고아라는 다시 학교에도 가고 싶고, 다음 작품도 빨리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드라마든 영화든 가리지 않겠단다. 과연 고아라가 '응답하라 1994' 속 성나정에서 벗어나 또 어떤 캐릭터로 대중의 곁으로 돌아올 지 자못 궁금해진다.




장영준 기자 star1@asiae.co.kr
사진=송재원 기자 sun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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