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설]소통과 혁신으로 활력 넘치는 세상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3초

낡은 틀 깨는 新갑오경장의 해 만들자

'개혁'과 '활력'의 바람을 안고 2014년 새해가 밝았다. 회복의 기미를 보이는 경제와 '말의 해'의 기상이 어우러져 활력의 한 해를 기대한다면, 개혁의 열망은 역사의 반추에서 비롯된다. 세상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나라 안팎의 어렵고 엄중한 상황에 겹쳐 120년 전의 무거운 역사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1894년 갑오경장(갑오개혁)이 그것이다. 중국(청)ㆍ일본ㆍ러시아 등 열강의 각축에 휘둘린 조선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타율적 개혁이었으나 그 배경에는 실학운동, 동학혁명과 같은 민중의 자각과 세계적인 근대화의 물결이 있었다.


◆요동치는 한반도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다시 요동친다. 미국과 중국은 동북아 패권을 놓고 격돌한다. 일본은 우경화로 치닫는다. 북한의 정세는 '장성택 처형'이후 불안정성이 한층 높아졌다. 120년 전 갑오년의 데자뷰다.

나라 안은 어떤가. '국민 100% 시대'를 앞세워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정치는 부재하고 정부는 불통이다. 경기는 회복 기미를 보인다지만 서민의 고통은 여전하다. 성장동력은 약화되고, 부채에 눌리고, 노인층은 급팽창하는데 달라진 환경에 대응한 시스템과 국가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새해는 청마(靑馬)의 해. 푸른 말은 활력의 상징이다. 경제 활성화와 사회적 역동성의 회복은 모두의 절실한 소망이다. 용기 있는 개혁이 활력을 부르고 활력이 다시 개혁을 촉진하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아시아경제신문이 새해 '신(新)갑오경장'을 주창하는 이유다.

◆갈등, 위기의 본질


우리 사회가 직면한 위기의 시발점은 갈등과 대립이다. 갈라진 마음, 쪼개진 사회에서는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다양성과 역동성이 사라진 사회는 죽은 사회다. 경제를 흔들고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와 정치 시스템을 무력화한다.


불통과 독선, 불신이 갈등을 키운다. 소통에 앞장서야 할 박근혜 대통령이 불통의 비판을 듣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하라. 만기친람(萬機親覽)보다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포용하는 리더십을 국민은 원한다. 신년 기자회견은 소통하는 대통령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후진적 정쟁과 시대착오적 이념의 대립은 청산할 때가 됐다. 정치권과 사회 리더들이 나서 그 벽을 깨야 한다. 그것이 시대정신이다. 그런 용기가 없다면 건강한 사회, 활력 있는 경제는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가 상징하듯 정치사회적 갈등은 모두의 문제가 됐다. 마음을 열고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생각이 다르다 해서 무찔러야 할 적은 아니다.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하고 타협하자. 바로 소통이다.


◆中성장 시대의 전략


한국 경제는 중성장으로의 전환기에 들어섰다. 정부는 새해 성장률 목표를 3.9%로 잡았지만, 그것이 '고성장 복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 체질이 바뀌었다. 재정의 경기 조정력은 한계에 이르렀다. 노령화는 가속화하고 저출산은 심각하다. 잠재성장률은 추락한다. 정부가 새해 경제정책을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그런 배경일 것이다.


내수 중심 경제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가계부채는 1000조원을 넘어섰다. 전월세 값은 치솟는다. 청년백수는 넘치고, 은퇴 이후의 생활은 막막하다. 누가 지갑을 쉽게 열겠는가. 좋은 말로 스마트소비의 시대라지만, 소비성향이 떨어지고 내수의 여력은 없다는 얘기다. 경제 시스템의 대혁신이 필요하다. 중산층을 복원하고 투자를 살릴 정교한 액션플랜과 긴 안목의 청사진이 나와야 한다.


복병은 그뿐이 아니다.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한다. 일본 아베노믹스의 반작용이 예고되고, 중국의 고성장은 막을 내린다. 한반도는 신(新)냉전의 대결 구도가 얽혀 있다.


6월엔 지방선거가 기다린다. 2012 대선 이후 2년 만의 전국단위 선거다. 선거전이 과열되고 포퓰리즘이 고개를 든다면 갈등의 심화는 물론 경제도 상처를 입을 것이다. 새 정치를 향한 국민의 염원을 배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만연한 비리와 부패, 기업가정신의 추락, 하층민 의식의 확산 또한 한국호의 항해를 가로막는 암초다. 2014년 새해 신갑오경장의 도도한 물결이 낡은 틀과 전진을 위협하는 암초를 깨뜨리고 활기 넘치는 시대로 이끄는 기폭제가 되기 바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