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한국 기업이 해외서 발행하는 한국계 외화채권 중 달러 비중이 줄고 대신 유로가 급격히 늘고 있다. 유로 금리가 낮아 달러 대비 가격 경쟁력이 크기 때문이다.
29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달러로 발행된 한국물은 전체 발행량(340억달러) 중 53%로 지난 2010년(67%)에 비해 14%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유로화는 17%를 차지해 지난해(1%)에 비해 급증했다.
기업들이 달러 대신 유로를 택한 건 올 들어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불거지며 시중 금리가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 이후 금리는 연일 오름세를 기록, 27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를 돌파했다. 10년물 금리가 3%를 넘어선 건 2년 5개월 만이다. 반면 유럽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5%에서 0.25%로 낮추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은 시장 부양 의지가 여전히 확고해 당분간은 채권 발행에 유리한 상황이 예상된다.
내년 한국말 만기도래액은 307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유로 한국물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기업으로서는 발행 금리가 낮을수록 자금 조달비용이 떨어지니 유로화 채권 발행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국제금융센터 측은 "내년 한국물 발행은 주초 차환수요가 될 것이며, 기존 달러 위주였던 발행통화의 다변화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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