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인력 60명대로 감축, 개인영업 축소, 기술금융 강화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민영화 중단·지주-은행-정책금융공사 통합을 골자로 하는 정부안에 따라 산업은행의 조직과 인력이 변하고 있다. 정부안이 발표된 지 100일이 지나도록 국회 통과는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산은은 미리 조직을 개편하는 등 사전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27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100명에 달했던 산은지주의 인력은 올해 말 현재 60명대로 줄었다. 2009년 당시 산은의 주요 인력들을 파견해 지주가 출범했지만 정부가 민영화 잠정 중단을 발표한 만큼 더 이상 지주 인력을 유지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산은지주를 이끌던 윤만호 전 사장이 지난 10월 퇴임한 이후 현재까지 지주 사장자리는 공석을 유지하고 있다. 산은은 내년에도 지주 조직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갈 예정이다.
민영화에 대비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개인금융 관련부서도 감축 분위기다.
3개 부서 19개 팀으로 운영되던 개인금융 관련 부서는 현재 2개부서 12개 팀으로 줄었다. 소매금융기획부와 소매여신부가 개인금융부로 통합됐기 때문이다.
개인영업 창구인 영업점(지점)은 아직 축소 단계에 접어들진 않았다. 현재까지 82개로 운영되고 있지만 영업점 역시 줄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산은이 개인영업 역량을 축소하면서 KDB다이렉트 관련 잔액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 6월 말 9조7000억원에 달했던 KDB다이렉트 잔액은 8월 말 정부의 정책금융 개편안 발표 후 9월 말 8조8900억원, 12월23일 현재 8조5200억원으로 줄었다. 다이렉트 상품의 만기가 계속해 돌아오는 과정에서 신규 상품은 팔지 않아 나타난 현상이다.
반면 기술금융 분야를 강화하는 등 정책금융업무는 늘리고 있다.
올 상반기 3개 팀으로 구성된 기술금융부를 신설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1개 팀을 추가했다.
관련분야 지원 실적도 늘고 있다. 9월 말 출시한 지식재산권(IP)담보대출로 총 14개사에 160억원이 지원됐으며 기술ㆍIP 사업화금융에는 올해 총 12개사에 210억원을 지원했다. IP펀드에도 총 1140억원을 지원했다.
한편 산은은 대기업 여신관리를 위해 내년 1월 기업금융 부서도 추가로 신설한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는 만큼 해운과 항공 분야 여신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이 부서는 해운과 항공 업종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며 국제금융부에서 관리하던 선박과 항공기금융 업무도 이관해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국회에서 정부안이 통과됐을 경우를 대비해 점차적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있다"며 "관련 TF를 운영하며 장기적인 비전과 법률적 검토도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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