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최연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철도노조 집행부가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조계사를 오늘(26일) 오후 방문한다.
철도노조가 경찰의 공권력 투입이 어려운 조계사에 은신하면서 파업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 속에 최 사장이 직접 노조와의 담판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25일 철도노조 집행부가 종교계에 중재를 부탁한다며 공식적으로 대화의 제스처를 취한 것과 관련, 사측 역시 대화를 거부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지난 13일 철도공사 노사 간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처음으로 만나는 수뇌부 회동 성사 여부와 국면전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코레일에 따르면 최 사장은 이날 오후 2시쯤 조계사를 찾아가 노조집행부와의 대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재 일정을 그렇게 잡고 있는 상태지만 노조집행부와 얘기가 된 것은 아니다"며 "파업을 주도 중인 노조집행부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박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 4명은 지난 24일부터 조계사 극락전 2층에 머물며 은신 중에 있다. 이에 조계사 일대에는 3개 중대 250명의 경력이 배치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 수배 중인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25일 오후 6시30분쯤 조계사 경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얼굴을 드러냈다. 그는 "민주노총까지 침탈당한 상황에서 우리가 갈 곳이라고는 조계사밖에 없었다"며 "정부와의 대화를 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부에 대화를 원한다고 제스처를 보인 셈이다.
최 사장 역시 같은 날 오전 서울기관차승무사업소, 수색차량사업소, 수색역 등을 차례로 찾아 대체근무 직원들을 격려하고 노조원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노조원들은 최 사장의 대화 시도를 거부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파업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커지고 있어 올해는 넘기지 않아야 되지 않겠느냐"면서도 "다만 수서발 KTX를 자회사로 출범하는 것에 대한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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