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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평전이 없는 평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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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진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수전노 스크루지 영감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ㆍ연극이 세계 어디에선가 올려진다.


스크루지 영감을 창조한 영국 문호 찰스 디킨스를 흠모한 작가가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다. 1862년 런던에 간 도스토예프스키는 디킨스를 만났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디킨스가 들려준 말을 몇 년 뒤 쓴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디킨스가 말하기를,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선량하고 단순한 사람은 자신이 되고 싶어한 인물이고 악한은 자신의 과거 모습이거나 자신에게서 발견한 유형이다."


수전노 스크루지는 디킨스의 내면을 표현한 캐릭터인 셈이다. 디킨스는 내면만 다면적이었던 게 아니다. 그는 도스토예프스키에게 "나는 잔인하고 의지할 데 없는 처지에서 내게 위로를 구하는 이를 적대적으로 대하고 사랑해야 하는 사람으로부터 몸을 움츠린다"고 말했다.(뉴욕타임스ㆍBeing Charles Dickensㆍ2011.11.3)

새로 출판된 찰스 디킨스 전기 2권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읽은 대목이다. 서구에서는 평전이 많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많이 읽힌 스티브 잡스 평전 말고도 윈스턴 처칠, 예카테리나 2세, 칼 마르크스, 어네스트 헤밍웨이, H.G. 웰즈, 커트 보네거트, 코코 샤넬 등의 전기가 최근 선보였다.


국내에는 평전이 드물다. 인물 책은 회고록이 주종을 이룬다. 전기가 나와도 대개 조명을 밝은 쪽에 비춘 책이다. 해당 인물의 어두운 면도 가감 없이 드러낸 전기는 찾기 어렵다.


한국 사회는 왜 평전이 적을까. 최정호 울산대 석좌교수는 '사람을 그리다'에서 한국 사회가 인물평을 꺼린다고 답한다. 한국 사람은 인물평을 할 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다수를 내세워 소극적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한다.


한국의 인물 비평이 우회적이라는 분석은 과거의 이야기가 됐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에서는 신랄한 비유를 동원해 반대편으로 설정한 진영의 사람을 깎아내리는 일이 판친다. 인물에 대한 언급은 주된 관심사와 관련한 편파적이고 파편적인 부분에 대한 눈길끌기에 치우친다.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인물 평가를 이전보다 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평면적이었던 인식이 이제 단면적이 됐다. 편을 가른 뒤 편에 따라 인물을 단순하게 재단하는 사회는 점점 더 분열된다. 의견 차이의 골이 깊어지고 넓어진다.


백우진 선임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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