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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 루피니, 패딩 하나로 대박친 몽클레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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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요즘 몽클레르는 한 벌에 1000~3000달러(약 105만~315만원)짜리 명품 다운재킷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10년 전만 해도 경영위기로 새 주인을 찾는 신세였다.


세계 최초의 다운재킷을 만들어내고도 경영위기로 허덕이던 몽클레르에 눈독 들인 이가 바로 레모 루피니 현 회장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52·사진)다.

레모 루피니, 패딩 하나로 대박친 몽클레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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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니는 미국 보스턴 대학에서 패션 마케팅을 전공했다. 이후 아버지의 의류사업을 돕다 1984년 이탈리아로 돌아와 자신이 직접 창업에 나섰다. 그가 세운 뉴잉글랜드와 잉그로스는 그런대로 잘 운영돼 스테파넬이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루피니는 회사 매각 후 다른 업체의 컨설턴트로 일하다 다운재킷 기술 말고는 별 볼일 없던 몽클레르를 우연히 만나게 됐다. 그는 뉴잉글랜드와 잉그로스 매각 자금으로 몽클레르를 사들였다.

루피니의 전략은 간단명료했다. 다운재킷 하나만 만들자는 것이다. 그는 몽클레르 재킷을 “아이들이 스케이트보드 탈 때 입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성인 여성이 모피코트 대신 입을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 품질의 몽클레르 재킷에 최고 디자인을 입혀 VIP들에게 입힐 생각이었다.


산악인과 스키선수들이 입는 운동복에 불과했던 몽클레르 재킷은 이렇게 해서 변하기 시작했다. 최고 디자이너들과 협력해 감마 루즈, 감마 블루 같은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다. 글로벌 패션 리더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2010년 출시된 그레노블라인은 몽클레르의 인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매장도 변하기 시작한다. 몽클레르는 고급 리조트와 주요 패션가 중심으로 매장을 열었다. 이에 입소문이 퍼지며 매출은 급속히 늘었다. 세계 유명인·부호들의 겨울 패션 아이템도 모피 대신 몽클레르의 패딩과 다운재킷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66개국 100여개 매장에서 몽클레르가 거둔 매출은 5억달러다. 몽클레르가 이처럼 무섭게 성장하다 보니 16일(현지시간) 기업공개(IPO)에 앞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앞다퉈 몽클레르 주식을 사겠다고 나섰다. 몽클레르 몸값이 상승한 것은 물론이다. 그 덕에 루피니는 억만장자가 됐다.


루피니는 “몽클레르가 특별한 사람들이 즐겨 입는 특별한 제품으로 성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흔한 패션을 원치 않는다. 흔해지는 순간 생명력이 끝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루피니에게 프라다는 본받을 만한 브랜드다. 프라다의 시가총액은 1760억홍콩달러(약 23조8832억원)다. 하지만 프라다는 여전히 명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루피니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을까. 지금 보면 촌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1960년대 꽉 끼는 레깅스 바지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옛 몽클레르 재킷을 입고 스키 타는 장면에서 그의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이번 겨울 스위스 생모리츠 스키장에서 헤드 스키와 스톨츠 부츠를 신고 몽클레르 스키복을 입은 채 슬로프를 질주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그는 바로 루피니일 것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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