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1~4호선 노조 18일 파업 돌입 예고...KTX도 17일부터 감축 운행 등 운송률 추락 가시화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이혜영 기자] 철도노조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지하철노조도 파업이 임박해 '수송대란'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 지하철 1~4호선 운영을 맡고 있는 서울메트로 노조는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서울메트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9년만이다.
서울메트로에는 민주노총 소속의 서울지하철노동조합(5202명)과 국민노총 소속의 서울메트로지하철노동조합(2873명)이 있다. 서울메트로 노조는 퇴직금 삭감에 따른 보상, 정년연장 합의 이행 등의 요구사항을 사측이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미 지난 2~5일 87.1%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해 둔 상태다.
이호영 서울지하철노조 홍보부장은 이날 "오늘 오전7시까지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실무교섭을 벌였지만 회사 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며 "사측이 본교섭을 거부함에 따라 현재는 교섭진이 철수한 상태며 타결할 의지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해 이미 평소보다 낮은 운행률을 보이고 있는 지하철의 감축운행폭이 더 커져 시민들의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배차간격이 벌어지는 데다 날씨 등 외부 변수가 많은 겨울철 열차 운행에 지장을 받게 되면서 지연이나 운행 중단 사태가 빈번히 일어날 가능성도 우려된다.
서울시는 지하철 파업에 대비해 17일부터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운영하기로 하는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시는 파업 시작일 이후 7일째까지는 퇴직자 등의 대체인력 투입으로 정상운행이 가능하지만 8일째부터는 운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최소인력과 대체인력으로 정상운행이 가능한 기간을 최대 7일로 예상하고 있다"며 "단계별로 파업 대응책을 마련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시는 공무원 440명을 비롯해 경찰 인력을 924명 투입해 역내 안내와 질서유지, 안전관리 등을 맡도록 할 예정이다.
감축운행이 불가피한 8일째부터는 막차 운행을 1시간가량 앞당겨 자정까지만 운행한다. 시는 심야운행 시간 조정을 통해 기존 2423회에서 6.4%(155회)가량 운행이 줄어들게 된다. 대신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막차 시간은 연장할 예정이다.
서울메트로 소속 노조가 이번에 파업에 들어가면 이는 지난 2004년 7월, 4일동안 벌인 파업 이후 처음이다. 2006년, 2008년, 2012년에도 파업 돌입을 예고했지만 막판 협상이 타결되면서 실제파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서울지하철노조는 18일 오전 9시 시청 앞에서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갖고, 10시30분 군자차량기지에서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출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철도파업으로 교통ㆍ물류분야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17일부터 KTX도 감축 운행에 들어갔다. 정부는 공권력까지 투입하며 노조를 압박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해결 실마리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에 따르면 17일부터 KTX 감축운행이 실시돼 평상시 대비 88%만 운행하게 된다. 평일 하루 평균 200회 운행되던 것이 24회가 줄어 176회만 운행된다. 주말에는 232회에서 208회로 감축될 예정이다.파업이 다음주까지 이어질 경우 각종 철도운행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한편 코레일은 15일 정부과천청사역에서 발생한 인명사고에 따른 안전문제 논란과 관련, 코레일 대체인력으로 근무하고 있는 교통대 학생들을 20일 모두 철수시키기로 했다. 코레일은 대신 국방부에 협조를 의뢰해 기관사 자격증을 보유한 군인을 추가투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코레일은 국방부의 추가 지원이 확정되면 현재의 운행률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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