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내년)가장 큰 계획은 상장 이후 진행된 사업 전반에 대한 효율성을 점검하고 불필요한 부분을 정리하는 것 입니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이 효율성 증대를 위해 사업 구조조정에 나설 뜻을 내비쳐 주목된다.
13일 락앤락에 따르면 김 회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올 한해 우리 모두 열심히 경주해왔지만 기대했던 성과에 못 미쳤다"면서 "시행착오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추구해야 할 정체성,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분명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 보면 저성장 국면에 들어서는 등 불확실성은 지속되므로 경영효율성과 신규 사업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사업 부문별 효율성 점검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함께 락앤락의 경영 모토인 '심플 앤 스피드(Simple & Speed)'에 대한 개념도 새롭게 정비할 것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심플 앤 스피드는 업무의 복잡성을 해소하고 의사결정단계에서 지체되지 않도록 하는 '신속한 실행력'이 진정한 의미였지만 빠른 스피드 속에 세밀한 분석과 충분한 검토가 가리워져 조금은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한계사업 정리, 글로벌 영업전략 수정, 영업점 재배치 등 효율성 증대를 위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락앤락은 올 들어 중국, 한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주춤거리면서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 10.3% 감소한 1269억원과 171억원을 기록했고 올 초 2만9000원대 까지 치솟도 주가도 2만2000원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철저한 자기반성과 함께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김 회장의 판단인 것이다. 김 회장이 1년의 3분의2 이상을 해외 시장 점검에 할애할 정도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매주 전사 회의를 직접 주재해 법인별 재고 및 판매량을 관리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앞으로 사업부문별 평가를 철저히 한 후 투자 대비 효율성이 높은 지역 및 제품 중심으로 생산ㆍ영업하는 체제로 변경할 계획이다. 현재 인도, 이탈리아, 영국, 홍콩, 일본, 미국 등 해외법인 6개를 정리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내년에 두자릿수 성장과 이익률을 실현하겠다는 게 김 회장의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이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턴어라운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체질 변화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러한 변화가 어떤 실적으로 나타날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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