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중국 특판 시장에 치중해왔던 락앤락이 도ㆍ소매 시장으로 유통 채널 확대를 검토하고 나섰다. 중국 사업 매출이 지난 2분기 58%(전체 매출 내 지역별 비중)로 정점을 찍은 후 3분기 53%로 5%포인트 하락하면서 기존 중국 마케팅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락앤락은 11~12월 중국 보온제품 성수기를 맞아 도ㆍ소매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기로 하고 도매시장과 할인점, 브랜드 숍, 홈쇼핑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뇌물 단속으로 판촉물 수준의 선물 증정까지도 영향을 받게 되면서 중국 최대 유통 채널인 특판시장이 축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락앤락은 시진핑 정부가 강력하게 뇌물단속 정책을 펼친 지난 9월 중추절 선물로 주문받은 특판 상품이 대거 취소되며 곤혹을 치렀다. 특판 시장의 이상 징후는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지난 2분기 중국 내 유통채널 중 27%의 비중을 차지했던 특판 매출이 3분기 22%로 축소된 것. 이에 따라 매분기 두자릿수 성장을 지속했던 중국 매출은 지난 3분기 전년동기 대비 7% 증가한 655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급성장하며 대조를 보였다.
지난 3월 중국에서 선보인 영ㆍ유아용품 브랜드 '헬로베베'를 특판이 아닌 100% 도ㆍ소매 중심으로 유통하기로 결정한 것도 최근 특판 채널에서 감지되고 있는 이상 징후와 무관하지 않다. 락앤락은 현재 지역별 유통망을 장악한 33개 영ㆍ유아용품 도매상을 통해 현재 1842개 유아용품 전문점 입점을 진행 중이다. 다음달까지 중국 내 4대 유아용품 체인으로 꼽히는 아잉스, 아잉다오, 러요우, 리자바오 페이 주요 매장에 입점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락앤락은 이를 위해 이달부터 베이징 심천 상하이 광저우 등 4대 도시에 산부인과 1300곳에서 브랜드 ′헬로베베′ 광고를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부정부폐와의 전쟁을 선포한 시진핑 정부의 통제 후 특판 매출이 대거 취소되는 등 이상징후가 감지되고 있다"며 "특판과 함께 도ㆍ소매 시장에 집중해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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