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스토브리그. 예년과 달리 진행은 속전속결에 가깝다. 자유계약선수(FA), 2차 드래프트 등이 일사천리 이뤄졌다. 남은 건 연봉 협상이다. 이마저도 이미 넥센, 두산 등이 첫 발을 떼 서둘러 매듭지어지는 모양새다.
야구인들에게 2014시즌은 여느 해보다 길게 느껴질 것이다.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 등의 큰 이벤트가 시즌 중에 열리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리그에서 상위 팀들은 대부분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위권 팀들도 전력 보강에 힘을 쏟으며 4강을 넘어 우승을 넘본다.
9개 구단 대부분은 기본적인 구조 개편을 끝냈다. 마지막 남은 선택은 외국인타자다. 포지션 중복 없이 장타력을 보유하고 리그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선수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를 데려오면 해결된다고 쉽게 여길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세계 최고 리그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다. 연봉 등에서도 국내 구단들과 입장 차를 드러낸다. 결국 발품을 팔아서라도 눈으로 직접 실력을 확인하고 성격, 목표 등까지 꼼꼼하게 살펴봐야만 안성맞춤의 외국인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최근까지 외국인 선수 영입에는 에이전트의 추천이나 코치, 스카우트들의 출장 보고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메이저리그는 다르다. 구단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각 주마다 담당자들을 따로 배치한다. 남미, 아시아, 유럽 등을 관찰하는 스카우트도 따로 운영한다.
눈에 띄는 선수는 아무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문제는 프로야구에 맞는 외국인타자를 데려오는 일이 그리 간단하지 않단 점에 있다. 마운드에서 포수의 사인대로 공을 던지면 되는 투수와 달리 야수는 선수단과의 융화가 무척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늘 동료들과 호흡을 함께 한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이 점에서 적잖은 스카우트들은 백인 타자 영입에 망설임을 나타낸다. 한국의 야구 수준을 얕보는 이들이 태반인 까닭이다. 실제로 화려한 빅리그 경력을 자랑하던 많은 백인 타자들은 국내 리그에서 실패를 맛봤다.
이를 포함한 다양한 우려를 지우려면 국내 팀들은 미국에 스카우트를 거주시켜야 한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는 물론 독립리그, 멕시칸리그, 윈터리그까지 계속 주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흙 속의 진주는 그래야만 찾을 수 있다.
외국인 타자가 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이를 떠올리면 미국에 스카우트를 장기 체류시키는 건 그리 부담 없는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물론 스카우트들은 이를 중책이라 여기고 부지런히 뛰어다녀야 한다. 선수의 기량은 물론 리그 적응 능력까지 모두 파악해야 할 테니 말이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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