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12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뜬 분위기와는 달리 장에는 먹구름이 가시질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에 '흑삼병'이 출현, 조정신호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개의 음봉이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기술적 분석에서 흑삼병이라고 한다. 상승세를 지속하다가 흑삼병이 출현하면 주가가 점차 떨어질 것으로 예고된다. 산타가 먹구름을 뚫고 장에 내려와 줄지 투자자들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한 요즘이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 12월 증시가 흑삼병으로 시작되고 있다. 3일 연속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보였기에 기술적으로는 반등이 나올 수 있지만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며 전반적으로 조정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기 박스권 돌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의 체질이 변해야 한다. 시장의 모멘텀이 살아나면서 주도주도 나타나야 한다. 현재 시장엔 매수주체가 부재한 가운데 여전히 관망심리가 우세한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모습이 지속된다면 중기 박스권 돌파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단기적 관심은 8월 중순부터 이어져 온 상승추세선에서의 지지여부다. 보조지표로 판단하면 일시적으로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시 주요 지지선은 120일선이 위치한 1945포인트 내외다. 단기적으로는 1945~2050포인트에서의 움직임이 예상된다.
대형주와 소형주보다는 중형주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음식료, 섬유의복, 유통업종에 대한 단기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국내 증시가 안정을 찾지 못하면서 바닥권 탈출을 모색하던 코스닥도 전 저점을 테스트하는 등 다시 조정에 들어간 모습이다. 투자심리 역시 악화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방향성 탐색을 위한 조정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490~523포인트에서의 움직임이 예상된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코스피가 사흘간 60포인트 조정을 받았다. 4일에는 장중 외국인 매도 규모가 확대되면서 긴장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조정 빌미가 된 악재의 성격들이 돌출적이지 않아 추세적인 지수 조정보다는 추스림을 전망한다.
첫째, 대표적 경계 변수인 엔화 약세 속도가 다소 둔화됐다. 엔·달러 환율은 2일 저점 103.1엔, 3일 저점은 103.4엔이었고 4일에는 장중 저점 102.8엔을 기록했다. 둘째, 오는 6일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 개선이 더디다는 점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산매입 축소도 급격하게 진행되기 어렵다. 미국 실업률은 전월 7.3%보다 개선된 7.2%로 점쳐지나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컨센서스는 전월 20만4000명보다 줄어든 18만1000만명이다. 셋째, 중국 성장 둔화 우려를 언급하기에는 전일 상하이 증시의 반등을 설명하기 어렵다. 넷째, 장성택 실각으로 북한 이슈가 추가됐으나 지정학적 리스크는 경험적으로 단기 변동성 요인에 국한됐다.
수급 측면에서는 종전보다 개선되고 있는 국내 기관투자자 매수 여력에 기대를 걸 수 있다.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 유출이 진정되는 가운데 전일 투신권은 5거래일만에 순매수했다.
5일 밤 예정된 12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도 투자 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다. 핵심은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에 이은 후속 통화완화 정책 제시 여부다. 바르면 12월부터 위축된 유로존 신용여건을 개선시키려는 추가적인 노력이 예상된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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