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최근 엔화 약세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국내증시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주요 변수로 작용 중이다.
엔화 약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 기대와 일본 중앙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4일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와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국내증시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에, 주 후반 예정된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 때까지 투자자들의 관망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는 시기의 문제일 뿐 방향이 이미 정해져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경기회복, 내년 미국·유럽 등 선진국 성장세 가속화, 한국의 수출 증가 기대 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지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BOJ가 추가 양적완화를 고려 중이라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로 인해 전날 엔·달러 환율은 103엔까지 상승했다.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전망, BOJ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 등이 최근 엔화 약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BOJ의 추가 양적완화는 금융시장에서 거의 기정사실화됐다. 내년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경기부양이 필요하고, 내년 물가목표를 예정대로 달성하기 위해서도 추가 양적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엔화 약세 약세 뿐만 아니라 미국의 11월 고용지표 개선시 연내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커질 수 있는 점도 단기 부담 요인이다. ISM 제조업 지수의 하위지수인 고용지수가 56.5로 전월보다 3.3포인트나 증가해 11월 고용지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국내증시가 단기적으로 양적완화 축소, 엔화 약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이 두 개의 변수는 시기의 문제일 뿐 이미 방향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 이미 방향이 정해진 양적완화 축소나 엔화 약세보다는 내년 이후 미국의 경기회복 가속화, 글로벌 수요 회복과 한국의 수출 개선 기대 등 다른 변수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 코스피가 12월 들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월을 2040선을 회복한채 마감했고, 지난 2일 오전까지만해도 장 중 2050선을 넘어서기도 했던 코스피가 이처럼 급격한 상황변화를 보인 데는 미국 소비 부진과 가파른 엔화 약세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엔·달러 환율은 103엔대로 진입하며 5년만의 최고치(2008년 10월 이후)를 넘어섰다. 원·엔 환율도 1020원대로 주저앉았으며 연일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러한 환율 변동성 확대는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고, 수급상황을 흔드는 양상이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의 약세흐름은 다소 과도한 주가반응이라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국내외 펀더멘털(경기) 모멘텀이 탄탄하다. 지난주 발표한 한국 광공업 생산지표는 1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전월대비 1.8%)을 기록했다.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달보다 각각 0.1포인트, 0.4포인트 올라 한달 만에 동반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편 원화 강세기조는 국내 경기 모멘텀 개선에 따른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급격한 엔화 약세기조 또한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상반기와 달리 유럽의 경기회복세가 달러강세를 제어하며 엔약세를 방어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엔화에 대한 순매도 포지션이 늘어나고 있지만 달러 순매수, 유로 순매도 포지션은 상반기대비 강하지 않다.
이는 심리적인 변수가 엔화 약세를 자극하고 있음을 엿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처럼 펀더멘털 측면에서 취약한 엔화 약세흐름이라는 점에서 장기 저항대가 위치한 엔·달러 환율 104~105엔선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환율 변수와 그에 따른 심리·수급 불안과 코스피의 부진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다. 10월말 고점 이후 코스피의 약세국면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20일, 60일선 전후에서 반등시도가 이어졌고, 이를 계기로 2050선 돌파시도가 가능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코스피 2000선 전후에서의 주식 비중 확대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제 시장의 관심과 중심은 중국 모멘텀으로 이동할 것이다. 미국 소비시즌은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라는 피크를 이미 통과했고, 중국 춘절효과로 인한 수출모멘텀이 12월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소비모멘텀 수혜주보다는 중국 춘절모멘텀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철강, 조선, 증권, 운송, 기계, 화학, 비철금속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종규·김동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최근 지수 조정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연말연초 코스피 주가흐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펀더멘털을 신뢰한다. 연말 미국 소비시즌 도래와 중국 춘절수요 사이클, 선진국 경기회복 국면이 어우러진 시점이기 때문이다. 코스피 2000선 하회는 적극적인 매수의 기회다.
좋은 투자성과를 위해서는 효과적인 필터를 선택해야 한다. 투자의 기본적인 잣대는 사이즈·스타일·수급 이 세 가지다. 구체적으로는 대형주와 소형주간의 선택, 밸류에이션과 성장주간의 밸런스 조정, 그리고 매수주체에 따라 힘을 배분하게 된다. 연말연초 코스피의 환경은 펀더멘털 개선, 밸류에이션의 평균수준 도달, 외국인 투자자 움직임에 민감한 상황임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연말연초 주식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 우리의 선택은 대형주·밸류에이션·외국인이다.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대형주·밸류에이션·외국인의 필터를 통해서 본 결과는 경기민감주 섹터가 상위를 차지했다. 더불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와 정성적인 평가가 더한다면 지수반등기에 가격 매력이 높은 경기민감주인 IT·자동차·은행을 축으로 해서 유틸리티와 에너지섹터의 비중확대를 권하고자 한다. 최선호주는 LS·한국전력·현대제철·SK하이닉스·삼성전자·동부화재·현대모비스·삼성물산·KB금융·CJ 등 10종목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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