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창업정신 되새겨 고객의 원점에 서야 미래가 있습니다."
갑을 논쟁으로 홍역을 치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서경배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당부했다.
서경배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시그니처타워 본사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임직원 조회에서 '초심'을 강조했다.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새로운 각오를 주문한 것이다.
서 회장은 "올해는 기업과 거래처, 기업과 사회 등 '관계'에 대해 되돌아보는 기회를 얻게 됐다"면서 "회사의 출발점을 돌아보고 목표를 되새겨야 한다"며 말을 시작했다.
그는 우선 "소비자를 속이지 말라"는 경영신조를 가졌던 고(故) 서성환 회장의 신념을 회고했다. 6.25 피난시절 화장품 값이 치솟는 와중에도 거래처 도매상들과의 신용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것은 서성환 회장의 유명한 일화다. 서성환 회장의 사업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아모레퍼시픽을 국내 부동의 1위 화장품 회사로 성장시킨 밑거름이 됐다.
서경배 회장은 "고객이, 거래처가 있어야 기업이 있고, 고객이 원점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이고 어떻게 해야 서로 발전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직원들에게 "인재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라고 질문도 던졌다.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스스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고 서로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고자 힘을 합치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까이 국내 시장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하고 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과거의 방식과 생각에 젖어서 이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뜻이다. 그는 "다양한 관점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재발견해야 한다"면서 "사회의 변화에 의식은 한걸음 앞서고 있는지, 공정한 영업질서와 문화를 만들고 실천하는 일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부와 함께 올 한해 성과에 대해 격려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서 회장은 "에어큐션과 미시트쿠션 등을 통해 세계 화장문화를 바꾸고 있다"면서 "프랑스와 미국에서 아모레퍼시픽을 취재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고, 글로벌 경쟁사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한국 시장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조사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세계 일류의 반석에 오르기 위한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서 회장의 자평이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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