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근철 특파원, 백종민 기자, 노미란 기자] 미국 정부가 보안문제를 이유로 한국의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이동통신망에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의 장비를 사용하는 것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가 한국 측 관계자들에게 화웨이가 제조한 통신장비 사용에 대한 우려를 비공식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최근 한국 이동통신 업체의 LTE망 구축 사업에 화웨이가 장비 공급 업체로 참가하자 이를 통해 주한미군 등의 주요 정보가 유출돼 지역 안보에 위협을 줄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자국은 물론 호주 등 동맹 국가 통신기간망에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WSJ는 미국의 국방 및 정보 기관들이 화웨이 장비를 통한 '사이버 스파이' 활동에 대한 우려를 해왔으며 이번 조치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설정 이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진행 중인 조 바이든 부통령의 한·중·일 방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는 또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 분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민주당의 로버트 멘데스 상원 외교위원장과 다이앤 페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도 지난달 27일 척 헤이글 국방장관에게 비공개서한을 보내 한국 내 화웨이 장비 사용문제를 지적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두 의원은 "한미 동맹은 지난 60년간 북한의 침략을 저지하면서 아시아 안보에 핵심 역할을 수행해왔다" 면서 "한국 내 LTE 기간망에 화웨이 장비가 사용될 경우 심각한 의문과 잠재적 안보 우려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호주 정부는 미국의 이 같은 요구를 수용, 지난 10월 말 전국광대역통신망(NBN) 구축사업에 화웨이의 참여를 배제했다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측 소관부서인 미래창조과학부는 "민간의 장비 도입은 정부가 개입할 권한도 없고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2.6㎓ 대역 LTE 네트워크 장비 공급업체 중 하나로 화웨이를 선정해 이번 논란을 야기한 LG유플러스 측은 "미국과 한국의 통신망 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며 미국 정부의 우려가 지나치다고 해명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ㆍ서울=백종민 기자 cinqange@ 노미란기자 asia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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