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계 "文, 黨의 중심축으로" 조경태 "자기정치, 분열 조장"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1년간의 정치적 동안거(冬安居)를 끝내고 정치 전면에 나섰다. 지난 대선에서 1469만표를 얻고도 대선에 낙마했던 그는 그동안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 왔다.
문 의원은 최근 출간한 책 '1219 끝이 시작이다'를 통해 "다시 희망과 믿음을 만들어나가고 싶다"며 "'끝이 다시 시작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그는 '사람이 먼저다'를 통해 정치철학을 밝혔었다.
문 의원의 최근 행보는 등 떠밀리듯 출마했던 지난 대선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언론과의 접촉이 잦아졌고, '대선 출마' 의지도 강해졌다. 그는 "2017년 대선 정국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모르지만 잘 할 수 있도록 이제 미리 준비를 잘 해나가겠다"며 "대권도전에 집착하지 않겠지만 기회가 오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특히 박근혜정부 국정운영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와 종북몰이 등 민감한 부분을 두고도 여권을 거침없이 공격했다. 문 의원은 "종북물이에 가장 분노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절반 정도가 종북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진보당 정당해산 청구에 대해서는 "반민주주의적인 폭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재판이 확정돼야 유죄 확정되고 그 근거로 해서 정당이 존립할 수 있는 것인지 판단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정권의 정통성, 정당성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문 의원의 행보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민주당 내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문 의원이 당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 민주당에 뚜렷한 리더십이 등장할 필요가 있다"며 "불과 1년 전에 48%의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민주당의 후보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더욱이 안철수 의원의 정치세력화 이후 민주당에서 이탈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문 의원이 정치 전면에 나서 문단속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많다.
반면 난국에 빠져 있는 민주당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기는커녕 자기 정치에 나서 당의 분열만을 조장했다는 비판도 있다.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대선까지 4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대선 출마 운운하는 것이 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면서 "문 의원은 기록물 미이관이라는 귀책사유가 발생했으므로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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