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앞으로 미국 뉴욕시의 공공장소에선 전자담배도 피우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크리스틴 퀸 시의장 등은 이날 공공장소에서 전자담배 흡연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고 공청회를 열었다.
법안에는 식당과 사무용 건물, 공원, 해변 등 일반담배가 금지되는 모든 '공공장소'에선 전자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돼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전자담배가 금연 보조제나 건강 제품이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 층 사이에선 일반담배의 대안으로 급부상 중이다.
하지만 금연 운동가들은 전자담배가 안전하거나 금연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한다.
특히 많은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중독성을 가진 니코틴을 함유하고 있어 오히려 금연 시도를 방해하게 된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젊은이들이 일단 전자담배로 시작했다가 니코틴에 중독돼 결국은 일반 담배를 피우게 되는 엉뚱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최근 청소년의 전반적인 흡연율은 떨어지지만 전자담배 흡연율은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전자담배를 피워본 학생은 10%로 1년 전(4.7%)보다 배 이상 늘었다.
2003년 금연법을 도입한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이 법안에 찬성하는 입장인 반면 일부 시의원은 전자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금연법 시행으로 뉴욕시의 흡연자 비율은 2002년 21.5%에서 2011년 15%로 크게 줄었다. 블룸버그 시장은 공공장소 금연 10주년인 지난 3월 성명에서 "실내 흡연 금지 덕분에 최근 10년간 1만명의 조기 사망을 막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뉴욕시 의회는 미국 대도시 중에서 처음으로 담배 구매 가능 최소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상향 조정하는 법안을 지난달 가결한 바 있다. 뉴욕시와 별도로 시카고 시의회도 최근 공공장소에서 전자담배의 흡연을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뉴욕데일리뉴스는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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