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주부들이 세상밖으로 나올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다"(40대 주부)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는 많이 없네요. 콜센터와 같은 단순 업무가 많아서 실망스럽다"(50대 중년 남성)
26일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장을 찾은 구직자들의 서로 다른 목소리다. 이날 코엑스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엔 3만5000여명의 구직자들이 현장을 찾았다. 주최측의 예상을 뛰어넘는 인파였다.
참석자의 반응이나 인원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 박람회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40대 이상 경력단절여성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특히 그랬다.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 대부분은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졌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는 분위기였다. '대기업 정규직'이라는 매력적인 단어들도 구직자들을 행사장으로 불러 모으는데 한 몫했다.
예상 외 열렬한 호응을 보였지만 개선돼야 할 부분도 눈에 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 중에는 채용직무가 제한적이어서 경력을 살리기 쉽지 않다는 반응도 많았다.
채용인원이 적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온 기업, 내부의 채용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고 박람회장에 나온 기업도 있었다.
이런 상황은 구직자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었다. "놀고만 있을 순 없으니 경력을 좀 쌓자는 생각"에 취업을 지원하는 등 '준비 안 된' 청년 구직자들도 실제로 다수 있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부 당국자들이 이날 박람회에서 나온 구직자들의 얘기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박람회장을 찾은 이들이 바로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의 실 수요자이자 소비자니까.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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